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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AP시스템, '반도체 열처리' 어플라이드 독점 막는다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 각인된 AP시스템이 반도체 부문에서 지속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 6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800억원, 내년 1000억원 목표다. 총 매출에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무게감이 커지기도 했다.

지난 1일 경기 화성 본사에서 만난 AP시스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 진입하기 위해 테스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설립된 AP시스템은 장비제어 소프트웨어(SW) 사업(당시 앤콤정보시스템)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2000년대 들어 액정표시장치(LCD) 설비를 출시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0년 전후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를 개발 및 생산해 사세를 키웠다. 2017년 3월 APS홀딩스로부터 인적 분할했고 같은 해 4월 코스닥에 재상장했다.

AP시스템 최대주주는 APS홀딩스로 25.0%를 보유 중이다. APS홀딩스 최대주주는 정기로 회장(29.75%)이다. 정 회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으로 AP시스템 창립자다. 현재는 김영주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AP시스템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10년 중후반 중소형 OLED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회사 실적도 급성장했다. 문제는 스마트폰 시장 정체 등으로 전방산업이 침체하면서 시설투자가 급감한 부분이다. 중국 BOE CSOT 등이 생산능력(캐파)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어느 정도 상쇄했으나 장기적으로는 매출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2017년 연매출 962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2018년 7140억원 ▲2019년 4620억원 ▲2020년 5920억원 ▲5290억원으로 반등하지 못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연간 영업이익이다. 2018년 450억원 2019년 280억원으로 하락했으나 2020년 460억원으로 반등했다. 2021년에는 64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AP시스템은 “반도체 사업 성장, OLED 신규 장비 등 제품 믹스 개선 및 원가 혁신 등을 통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자타공인 1등 공신은 반도체 장비 사업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실적이 상승세다.

AP시스템은 2000년대 초 낸드플래시용 급속열처리장비(RTP)를 개발했다. 해당 제품은 반도체 웨이퍼 보호막인 산화막을 입히는 공정에 쓰인다. 산화막은 회로 간 누설전류를 차단한다. 이온주입 공정, 식각공정 등에서는 방지막 역할을 맡는다. 히터 램프를 통해 400도 이상 열을 급속으로 가한 뒤 빠르게 식히면서 웨이퍼 표면을 평평하게 만든다.

일찌감치 장비 개발을 완료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사실상 독점하는 가운데 AP시스템 자리는 없었으나 2015년 전후로 삼성전자에 공급 물량을 늘려가면서 몸집이 커졌다. 2019년부터는 D램용 RTP 납품도 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낸드용 대비 약 2배 비싼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관계자는 “어플라이드 대비 가격경쟁력이 우위다. 성능도 크게 차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국내 고객사 공급망 진입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파운드리로 시선을 돌린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국내 평택 P3 2단계 투자 등이 공략 대상이다. 내년부터는 시스템반도체용 RTP 공급을 개시하겠다는 심산이다.
이외에 플라즈마 기술을 응용한 후공정 범프 스퍼터,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스퍼터 장비 등도 일부 생산 중이다. AP시스템은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장비 사업을 3000억원 규모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기존 주력인 디스플레이도 신제품 출시를 이어갈 방침이다. 최근 OLED 후공정 잉크젯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OLED 제작 단계중 모듈 합착 공정에 쓰이는 것으로 OCA(Optical Clear Adhesive) 공정을 대체하는 OCR(Optical Clear Resin) 공정용이다.

OCA는 투명한 양면 접착 필름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높은 가격부담과 패널 크기에 따라 여러 장의 필름을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OCR은 액체 형태 접착제를 활용한다. AP시스템은 잉크 방울을 분사하는 잉크젯 기술과 결합한 장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회사는 잉크젯 기술을 전공정 핵심인 레드·그린·블루(RGB) 유기물 증착 공정에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수증기 원리를 이용한 증착 방식을 써왔으나 기판 면적 확대에 따라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AP시스템은 고객사 수요에 맞춰 잉크젯 설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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