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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하반기 커머스 ‘수익성 강화’ 대결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글로별 경기 둔화와 팬데믹이 가져온 높은 기저효과 부담 등 하반기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네이버·카카오가 돌파구로 ‘광고·커머스’를 점찍었다. 3분기는 전통적 비수기인 데다 외부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사업이라는 판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검색과 메신저라는 주력 사업은 다르다. 하지만 그 본질은 광고·커머스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 사업자 특징을 내세워 검색을 시작으로 커머스·결제·포인트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카카오는 국내 대표 메신저 카카오톡 내 광고 비즈보드와 이모티콘, 선물하기·톡스토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올 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물가상승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전반이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양사는 2분기 거래액이 꾸준히 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톡비즈 부문이 성장세가 다소 부진했다. 하반기에도 외부요인 환경에 좌우되지 않도록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시동을 건다.

네이버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커머스 매출 43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9.7%, 전분기대비 5.5% 증가했다. 2분기 네이버쇼핑 거래액은 1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0.8% 올랐다. 이중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6.9% 증가한 6조6000억원이다.

거래액을 견인한 건 엔데믹 영향으로 인한 여행·예약 서비스와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다. 여행·예약 합계 거래액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배 늘고, 크림도 브랜드·카테고리 확대로 전년동기대비 2.4배 증가한 3500억원을 기록했다. 멤버십·페이 포인트 마케팅 리워드는 사업자와 이용자 생태계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카카오 2분기 톡비즈(광고형·거래형) 매출은 45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해선 2% 줄었다. 특히 이커머스 성장 둔화로 거래형 부문에서 거래액 성장세가 위축됐다. 선물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거래액 19%, 톡스토어 7% 상승에 그쳤다. 그 결과 톡비즈 거래형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1분기 15%에서 2분기 2%로 감소했다.

이모티콘 사업이 포함된 광고형 부문도 구글 인앱결제(앱 내 결제) 후폭풍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는 위협이 존재한다. 남궁훈 대표는 “이모티콘 플러스는 신규 이용자가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해 대응책 도입을 강구 중”이라며 “하반기는 인앱결제 영향 축소를 위해 프로모션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은 하반기 양사에 모두 부담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 모두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외부환경 변화로 특히 커머스 부문에서 성장 둔화 부담에 직면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네이버는 ‘검색-커머스-결제 포인트’ 생태계 기반으로 사업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주요 사업 분야에서 시장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반기도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설정한 것. 이용자 수요와 취향이 다양해지고 구체화되면서 브랜드스토어와 라이브커머스, 장보기 등 버티컬 신규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또한 출시 2~3년이 지난 네이버 멤버십 프로그램 구조를 점진적으로 재정비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이용자 사용성을 고려해 멤버십 혜택은 강화하고, 포인트 비용을 최적화하며 커머스 부문 수익성을 점진적으로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머스 부문이 다소 부진했던 카카오는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프로필 영역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일상을 공유하고 공감을 표현하는 교류의 장으로 확대한다. 활동량과 체류시간을 늘리는 교류 핵심 목적은 이용자 광고·선물하기·이모티콘 등 카카오톡 비즈니스와 결합을 통한 수익화다. 3분기부터 ‘친구탭’에도 광고지면을 확대한다.

별도 프로모션 없이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900만명에 달하는 오픈채팅도 수익모델로 활용한다. 먼저는 4분기부터 광고모델을 도입하고, 후속으로 크리에이터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웹 3.0스타일 비즈니스를 계획 중이다. 오픈채팅방 자체가 구독모델이 되거나 채팅방 안에 광고를 도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남궁훈 대표는 “카카오는 1% 광고주가 70% 매출을 책임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이 긴축 재정에 돌입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불리한 점도 있다”며 “메신저 뿐 아니라 광고 시장에서 1등을 하기 위해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방식은 상이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커머스 부문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가시화된 성과는 네이버가 내년 중 더 빠르게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하반기부터 소프트뱅크와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해 협업안을 재정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400만 판매자들을 마이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도록 이끌어 일본 시장에서 의미있는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국내에서 축적한 노하우 바탕으로 일본에서도 ‘검색-광고-쇼핑’이 결합된 구조를 야후에 이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에선 카페·밴드 등 커뮤니티 강점을 살려 커머스로 연결되는 신규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글로벌 서비스로 전환하는 첨병을 오픈채팅으로 정했다. 카카오가 보유한 콘텐츠·플랫폼을 오픈채팅과 결합해 국내 최대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광고 부문에서 성과가 두드러질 수 있다.

오픈채팅방 개설 목적 자체가 관심사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주제별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진다. 그간 카카오 광고는 대기업 중심으로 단순한 디스플레이 애드(DA) 방식으로만 운영됐지만 이용자 관심사 기반 광고인 서치 애드(SA)로도 확장할 수 있다. 다만 남궁 대표는 “창작자를 위한 수익모델 적용은 도입 전 충분한 검토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올해 이후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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