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 난 가상자산거래소 업계, 돌파구는?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의 올 한 해 실적에 난항이 예상된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 기조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작용하면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올해 가상자산업 사업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에만 매출을 의존하기보다 사업을 다각화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앞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00%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가상자산이라는 신(新)시장의 탄생을 알렸다. 물론 이전부터 존재하는 시장이었지만, 순수하게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에 깊은 감명을 준 것은 지난해 농사의 수확을 확인한 올해 초였다.
정확히 두나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2714억원, 당기순이익 2조2411억원이다. 2020년 영업이익이 866억원이었던 때와 비교하면 성장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폭발적으로 외형을 확대했다.
게다가 두나무 송치형 의장이 지난해 513억원배당금을 받으면서, 국내 상장사 개인 배당금 순위 기준에서도 11번째 안에 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두나무는 올해 4월 가상자산 업계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되기까지 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영속성에 대한 의문부호와는 별개로, 두나무 자체만으로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가상자산이 무시할 수 없는 시장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8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20억원보다 46.9% 감소하면서 사실상 반토막 난 모습을 보였다. 순이익도 2068억원으로 64.1%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과열됐던 가상자산 시장과 올해 글로벌 유동성 축소 기조 등에 영향을 받은 상황이 크게 대비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강한 금리 인상 기조는 이미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년부터 예상해온 상황이었지만, 전쟁이라는 변수까지 겹쳐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불황을 겪고 있는 상태다.
두나무는 "변동이 심한 가상자산업 특성상, 올해 구체적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나무는 매출을 서비스별로 구분해서 공개하지는 않고 있어 구체적 사업별 수익은 확인하기 어렵다. 공시 보고서 내 거래플랫폼 매출이라고 나와있는 부분이 업비트,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업비트NFT, 세컨블록, 스테이킹 등의 수수료 매출이 다 포함된 형태다.
즉 매출 지표만 봤을 때는 시장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전개했던 사업 성과가 아직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 코리아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빗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2496억원보다 약 50% 감소한 1247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508억원으로 77% 감소했다. 빗썸은 "하반기까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당장 큰 이벤트가 있지 않는 한 상반기는 시장 상황이 전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컴투스홀딩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코인원 1분기 매출도 1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실적 1735억원의 십 분의 일도 안 되는 수치다. 코인원은 가상자산거래 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시장 침체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코빗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빗도 시장 가격 하락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빗은 분기별 실적 공개 의무가 없기 때문에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있다. 다만, 이 회사 역시 "시장 분위기 악화로 수익이 축소된 상황에서 TV광고 및 옥외광고 등 기타 비용은 커져 아무래도 시장 가격 하락 영향은 피할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막연하게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에 사업 성과를 기대하 보다, 초기에 비용이 소요되더라도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 다른 연관 사업으로 보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거래소 수익 축소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가상자산에 투자금을 회수한 영향이 크다. 이에 더해 현재 거래소 수익성 사업이 대부분 개발단계이기 때문에 기타사업 등에서 아직 성과를 보지 못한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라며 "향후 거래소가 수수료 수익 이외에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 안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가상자산업계가 언젠가 성숙단계에 도달하면 수수료 수익만으로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예기치 않게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뿌리로 연관된 사업으로 확장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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