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물리보안①] ‘탈 물리보안’ 선언한 SK쉴더스, 업계 ‘메기’ 되나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SK쉴더스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3월 증권신고서를 제출, 5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SK쉴더스는 SK그룹의 계열사 물리보안기업 ADT캡스와 정보보안기업 SK인포섹이 통합한 뒤 사명을 바꾼 기업이다. 통합 후 물리·정보보안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8005억원에서 3조5052억원이다.

SK쉴더스는 2021년 매출액 1조5497억원, 영업이익 1218억원, 당기순이익 169억원을 기록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는 5배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이뤘는데, 이는 ADT캡스와 SK인포섹의 합병으로 인한 착시효과다. 실제 매출 상승폭은 16.7%가량이다.

SK쉴더스의 사업은 ▲사이버보안(인포섹) ▲융합보안(SUMiTS) ▲물리보안(ADT캡스) ▲안전 및 케어(Safety&Care) 등으로 구분된다. ADT캡스와 SK인포섹이 수행하던 전통적인 물리·정보보안에 더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살피면 정보보안인 인포섹 매출은 3351억원, 물리보안인 ADT캡스 매출은 9170억원이다. 융합보안 매출은 2448억원, 세이프티&케어 매출은 528억원으로, 물리보안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은 융합보안 매출이다. SK쉴더스의 융합보안 매출은 건물/시설관리, 산업안전, 재난관리, 융합보안 플랫폼, 운영기술/산업제어시스템(OT/ICS) 보안, 건물 및 산업현장 모니터링 등이 포함돼 있다. 전년대비 90.8% 증가했다. 정보보안은 18.2%로 여전한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리보안은 4.5%로 타 사업 대비 저조한 성장치를 기록했다. 스마트홈 세이프티, 무인주차, 방역 등 신사업으로 삼고 있는 세이프티&케어는 39.4% 늘었다.

전반적으로 높은 성장치를 보이고 있으나 희망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도 나온다. 매출 및 영업이익 등 실적 면에서 우월한 에스원 대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본격적인 공모 기간 전까지 이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높은 성장치를 보이고 있으나 희망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도 나온다. SK쉴더스는 희망 공모가 산출을 위해 국내·외 기업 5곳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물리보안 기업인 에스원과 ADT, 정보보안 기업인 안랩과 퀄리스(Qualys) 융합보안 기업 알람닷컴(Alarm.com) 등이다.

증권신고서에서 국내 물리보안업계 1위 기업인 에스원의 기업가치/세전 영업이익(EV/EBITDA)은 5.85배, 정보보안업계 1위 기업인 안랩은 24.2배인데, 공동대표주관회사인 NH투자증권,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 등은 5개 비교 기업의 EV/EBITDA를 바탕으로 SK쉴더스의 적정 EV/EBITDA의 거래배수를 16.13배로 집계했다.

SK쉴더스 증권신고서 내용 중 일부. EV/EBITDA 16.13배를 적용, 시가총액 4조7016억원으로 평가했다.
SK쉴더스 증권신고서 내용 중 일부. EV/EBITDA 16.13배를 적용, 시가총액 4조7016억원으로 평가했다.

해당 EV/EBITDA 기준 평가 시가총액은 4조7016억원으로 희망 공모가액은 5만2044원이다. 평가액 대비 40.43%~25.45%의 할인을 적용한 것이 시가총액 2조8005억원에서 3조5052억원이다. 기존 ADT캡스를 누르고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에스원으로서는 실적이 뒤지는 기업이 시가총액은 높아지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된다. 8일 종가 기준 에스원의 시가총액은 2조7435억원이다.

SK쉴더스와 같이 물리·정보보안을 함께하는 기업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물리보안업계에 대조하면 과평가, 정보보안업계에 대조하면 저평가 내지는 적정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물리보안업계 매출 2위인 SK쉴더스가 통합 후 IPO로 잔잔했던 물리보안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국내 물리보안 빅3로 불리는 에스원, KT텔레캅 역시 SK쉴더스의 IPO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종현
be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