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명신 NHN클라우드 CTO “기술 중립성 무기로 경쟁력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을 봤을 때 단일 클라우드를 고집하는 것은 7%에 불과하다.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선택한 곳이 92%, 그중 82%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NHN이 가진 오픈소스 기반의 기술 중립성은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 힘을 발휘한다.” (김명신 NHN 클라우드 CTO)
김명신 NHN 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기술 에반젤리스트(전도사)로 활동해온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초창기 네이버에서 개발 업무를 하며 한게임과 연을 맺었는데, 16년간의 한국MS 근무를 마무리하고 NHN으로 합류했다.
MS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경쟁하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CSP) 중 하나다. 김 CTO가 클라우드 관련 업무를 시작한 것도 14년째다. MS가 애저(Azure)를 비즈니스하며 겪은 시행착오나 성장의 역사 등,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경험을 기반으로 NHN 클라우드를 글로벌에서 통하는 CSP로 거듭나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해외 기업에서 일하다 국내 기업에 오게 됐다. 9개월 정도째인데, 기업의 문화가 많이 다르다는 걸 체감 중이다. 외국계 기업은 토론과 합의를 거쳐 의사결정을 하는 반면, 국내 기업은 정리된 보고를 바탕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달라진 환경에 스스로가 ‘검은 머리 외국인’처럼 느껴지곤 한다. 많이 적응했다. 어느 방식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최근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빠른 의사결정은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와 함께한다··· 오픈소스 적극 활용
클라우드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AWS와 MS, 구글,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경쟁을 펼치는 중이고, 이들 기업 모두 한국에서 활동 중이다. 토종 기업으로는 NHN을 비롯해 네이버, KT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NHN의 경우 아직까지는 네이버, KT에 비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라우드 시장 진입이 늦은 국내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후발주자다. 추격을 위해 차별화된 경쟁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NHN 클라우드가 택한 것은 ‘오픈소스’다.
오픈소스는 원 저작자가 소스코드를 공개한 공개 소프트웨어(SW)다. NHN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의 클라우드 운영체제(OS) ‘오픈스택(OpenStack)’ 기반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한다.
김 CTO는 “오픈스택을 쓰는 것이 장점이라고 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리눅스를 쓰는 게 장점이라는 의미나 마찬가지니까. 중요한 것은 오픈스택 자체가 아니라 그 배경, 생태계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함께 문제를 개선하며 나아가고 있다. NHN 클라우드가 기술력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뒤지지 않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NHN 클라우드는 오픈스택을 보유하고 있는 오픈인프라 재단과 리눅스 재단,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파운데이션(CNCF)에도 참여 중이다.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와 함께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게임 운영한 노하우··· ‘게임’ 관련 서비스가 강점
지금의 NHN은 종합 IT 기업이다. 게임을 비롯해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한게임이다.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 게임 관련 서비스가 특장점을 지닐 수밖에 없다.
NHN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게임 관련 서비스는 로그인/인증이나 결제, 보안, 통계 등을 통합 제공하는 ‘게임베이스(Gamebase)’를 비롯해 게임 서버 엔진 및 통합 서비스 ‘게임엔빌(GameAnvil)’, PC 게임 설치, 실행, 업데이트에 필요한 런처 서비스 ‘게임스타터(GameStarter)’, 실시간 랭킹 서비스 ‘리더보드(Leaderboard)’ 등이다.
온라인 게임 ‘에오스 레드’의 개발사 블루포션게임즈는 NHN 클라우드를 이용했다. NHN 클라우드는 블루포션게임즈에 게임 퍼블리싱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를 투입해 인프라 구축 설계부터 사전 예약 출시, 안정화 단계까지 밀착 지원을 제공했다. 클로버게임즈, 무브게임즈, 위메이드맥스 등 게임사가 NHN 클라우드의 게임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게임 만큼이나 강점을 보이는 것이 통합 메시징 플랫폼 ‘알림(Notification)’이다. 푸시(Push), 단문메시지(SMS), 이메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의 NHN 클라우드 알림 서비스는 작년 12월 기준 월 9억5000만건의 발송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월 10억건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도 빼놓을 수 없다. NHN은 얼굴인식(Face Recognition), AI 패션(AI Fashion), 문서 인식기(Document Recognizer), 차량 번호판 인식기(Vehicle Plate Recognizer) 등을 비롯해 텍스트 투 스피치(TTS, Text to Speech)와 스피치 투 텍스트(STT, Speech to Text) 등의 서비스를 마련했다.
김 CTO는 “AI 관련 전문 지식이 없어도 AI로 개발된 플랫폼을 활용코자 하는 이들, AI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있지만 플랫폼에서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이들, 전문적으로 AI를 이용하기 위해 인프라가 필요한 이들 등을 위해 여러 서비스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광주에 구축 중인 국가AI데이터센터가 그 전초기지”라고 전했다.
NHN 클라우드는 이밖에 인프라, 컨테이너, 네트워크,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DB), 보안, 콘첸츠전송, 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모바일 서비스, 분석, 관리 등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대세는 멀티 클라우드, ‘기술 중립성’이 무기
김 CTO는 클라우드 이용 기업들의 성향에 따라 클라우드 전략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단일 클라우드를 이용할 경우 해당 기업이 제공하는 기능을 정합성에 대한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넷플릭스, 우버가 대표적인 단일 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한 기업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매니지드서비스 기업(MSP)의 경우 단일 클라우드를 고집하기 어렵다. 여러 클라우드의 강점을 취사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 클라우드 기반의 SW를 만드는 기업들 역시 특정 벤더에 귀속될 경우 다른 벤더를 이용하는 시장 고객은 놓치게 된다. 이미 IT에 많은 투자를 해온 기업들 역시 온프레미스를 버리고 단일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할 수는 없다.
김 CTO는 “대다수 기업은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NHN 클라우드가 가진 오픈소스 활용의 장점이 드러난다. 특정 벤더에 귀속되지 않는 기술 중립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다. 오픈소스 진영의 인증을 받고, 이후 가트너와 같은 시장조사기관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입증받아 글로벌 CSP와도 경쟁하고자 한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NHN 클라우드는 4월 1일 분사한다. 클라우드 사업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기존 판교 데이터센터에 더해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순천, 경상남도 김해 등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는 “NHN 클라우드가 잘할 수 있는 영역, 게임이나 알림을 바탕으로 글로벌 벤더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겠다. 그들이 제공하는 모든 기술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벤더 중립적인 기술에 집중해 고도화하면 NHN 클라우드가 여러 벤더 중 앞서서 선택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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