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광물리스크②] 배터리 공급망 역행했던 文 정부…광산 매각 '재검토'

김도현
사진=암바토비 광산
사진=암바토비 광산
- 韓 배터리 업계, 핵심 원료 확보 '총력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차 수요 증대로 니켈 등 배터리 원재료 가격 상승 곡선이 가파르다. 이러한 현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화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엇박자를 낸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은 호흡을 맞춰가는 분위기다. 각자의 위치에서 대내외적인 공급망 이슈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광산 등 공공기관의 해외 자산 매각 절차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재검토를 통해 보유로 선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광해광업공단(전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 지분 33%를 전량 매각할 예정이었다. 암바토비는 세계 3대 니켈 광산(1억4620만톤 매장)으로 ‘하얀 석유’라 불리는 코발트도 일부 생산된다. 멕시코 볼레오와 파나마 코브레파나마의 구리 광산, 호주 화이옹 유연탄 광산 등도 정부 차원에서 매각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배터리 경쟁국인 중국이 주요 광산을 사들이면서 광물 생태계를 움켜쥐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역행했기 때문이다. 작년과 올해 리튬 니켈 구리 등 몸값이 2배 이상 뛰면서 우려는 커졌다. 배터리 시장이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대항전으로 확장하자 정부는 자원 확보를 국가 안보적 과제로 삼고 기존 계획을 유보하게 됐다.
사진=포스코 아르헨티나 염호
사진=포스코 아르헨티나 염호
기업 차원에서도 원료 공급망 안정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등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진출을 확정했다. 현지 니켈 광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아울러 독일·칠레(리튬), 호주(니켈) 회사 등과 원재료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SK온과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양사는 각각 스위스(코발트), 중국(리튬) 업체와 중대형 거래를 맺었다.

양극재 기업도 고객사와 유사한 행보를 보인다. LG화학은 양극재 원자재 전구체 분야에서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세우고 국내 협력사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광물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등의 광산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전구체 사업에 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도 자체 전구체 생산능력(캐파)을 확장하면서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태생적 자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폐배터리 시장에도 복수 기업이 뛰어들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 등을 추출해 재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국내 최대 캐파를 갖춘 성일하이텍은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미국 등에 사업장을 구축했다. 에코프로씨엔지와 코스모화학은 양극재 계열사와 발을 맞춰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 수산화리튬 회수 사업을 준비 중인 SK이노베이션, 미국 리사이클에 600억원을 투자한 LG화학 등도 적극적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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