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테슬라, 배터리 소재 생태계 자체 구축…왜? [IT클로즈업]

김도현
- 테슬라, 美 텍사스·獨 베를린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 한창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을 본격화한다. 전기차 선두주자답게 핵심 부품 내재화 작업에서도 한발 앞서가는 분위기다. 성공적인 양산 체계 구축 시 배터리 수급 안정화와 가격경쟁력 상승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배터리 핵심 원료를 직접 구매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존 배터리 협력사와는 별도의 공급망을 꾸린다는 의미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요가 넘치면서 리튬,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과 증권가에서는 오는 2024년 전후로 배터리 완제품 및 소재 부족 사태가 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쟁탈전에 선제 대응하는 추세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이 국내 배터리 3사와 합작법인(JV)을 연달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파나소닉과 합작공장을 둔 테슬라는 더 나아가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테슬라는 2022년까지 100기가와트시(GWh), 2030년까지 3테라와트시(TWh) 규모 배터리 생산 설비를 갖춘다는 목표를 밝혔다. 세계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현시점 생산능력이 120GWh 내외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현재 미국 텍사스와 독일 베를린에는 테슬라 배터리 공장이 마련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일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서 테슬라 자체 제작한 배터리가 포착되는 등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테슬라는 배터리 스타트업 실라이온, 스프링파워 등을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소재 생태계까지 형성 중이다. 지난달 미국 탈론메탈과 니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자동차 회사가 현지 니켈업체와 계약을 맺은 건 처음이다. 작년에는 중국 간펑리튬과 수산화리튬 납품 계약을 맺었다. 배터리 제조사를 건너뛰고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뉴칼레도니아 프로니와 니켈, 호주 시라리소스와 흑연 등을 직거래하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과도 협업을 개시했다. 엘앤에프와 솔루스첨단소재로부터 각각 양극재와 동박을 직매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 공급망에 진입할 업체는 지속 늘어날 전망이다.

테슬라가 배터리 생산에 돌입한다고 해서 배터리 제조사와의 거래량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전기차 판매가 매년 증가하는 만큼 전체 파이가 커지고 있다. 다만 가격 협상 등에서 테슬라의 입김이 더 강해질 가능성은 있다. 지난 2020년 9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3년 내 배터리 가격을 56% 낮추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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