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공식 취임하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표 내정자가 취임 전 미디어 간담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위기의 카카오 구원투수로 나선 남궁 내정자는 임직원 등과 연일 소통 행보를 이어온 만큼, 이번엔 대외적으로 기업경영 목표와 방향을 공유하기로 했다. 남궁 내정자는 메타버스‧블록체인‧콘텐츠 등 다양한 신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시장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글로벌’로 향한다. 남궁 내정자는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전략을 미래 비전을 설정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해 국민 신뢰를 회복할 방침이다. 대외적 규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정답이기도 하다.
24일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야기는 글로벌”이라며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중심으로 이제 글로벌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는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지금 굉장히 절박하다”며 “국내에서 더 이상 확장하는 것보다 카카오 정도 성장했으며,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는 국민 명령에 가까운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지금 사회에서 국민 용인을 받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을 겪어왔다. 더군다나, 경영진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겹쳐,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맡던 남궁 내정자가 갑작스레 최고경영자(CEO)로 나서게 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카오 성장과 국민 신뢰를 모두 쥘 수 있는 방법은 글로벌이다.
앞서, 남궁 내정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를 함께 맡으면서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을 미래 비전으로 정의했다.
이와 관련 남궁 내정자는 해외진출 전략 수정을 시사했다. 그동안 계열사에서 각각 해외시장 전략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중앙집중적 전략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남궁 내정자는 “한국에서 비욘드 코리아를 외치는 것이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일하는 구조를 새롭게 고민해야 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각 계열사에서 각사 전략 아래 해외에 진출해 생존하고 의미 있게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면, 이제는 중앙 집중적인 해외 전략을 펼쳐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카카오게임즈 재팬과 카카오 픽코마를 재무적으로 통합해 일본사업을 통합 진행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일본을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 축으로 잡는 등 해외사업을 다음 단계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동안 카카오는 해외진출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카카오 계열사 174개 중 해외 법인만 42개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종합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일본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웹툰, 콘텐츠, 게임도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플랫폼을 가져간 동남아시장에서는 실패를 맛봤다.
남궁 내정자는 “김범수 의장이 한게임 시절부터 일본 진출에 굉장히 공을 들였고, 한 달에 4~5번씩 출장가면서 노력해 왔다”며 “일본시장은 한게임 때부터 노하우가 많이 쌓여 있고, 경험 있는 인력을 채용할 수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해외사업에 있어 일본 성공 사례를 좀 더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플랫폼 해외 경쟁력도 강화한다. 카카오톡은 지인 기반 커뮤니케이션이다. 전세계 인구 중 지인은 1%에 못 미치며, 한국인에만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남궁 내정자는 채팅 기반 메타버스를 내세웠다. 롤플레잉 채팅과 오픈채팅을 통해 텍스트 기반 메타버스를 형성, 전세계인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남궁 내정자는 “국내에서는 굉장히 강력한 플랫폼인데, 근본적으로 해외에 진출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며 “플랫폼 확장이 성공한다면, 웹툰과 콘텐츠, 게임 등으로 넓어지고 해외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