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정보를 찾다 보면 종종 ‘밀리터리 스펙(밀스펙) 인증 완료’라는 단어가 보인다. 주로 내구성을 강조할 때 밀스펙을 앞세워 언급하곤 한다. 그렇다면 밀스펙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극한 상황서 사용 가능하도록…항목 30가지 이상=밀스펙의 정식 명칭은 미국 국방부의 군사표준규격(MIL-STD-810G)이다. 군사용품을 극지방이나 사막에서 군사 작전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이다. 대상 제품은 1차적으로 군사용품이지만 일반 상업용 제품도 밀스펙 테스트를 거쳐 규격을 받을 수 있다. 공사장과 같은 야외 산업 현장이나 우주선, 레이싱카와 같은 특수한 공간에서 특정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밀스펙을 거치고 있다.
대표 항목은 14가지다. 대표적으로 ▲낙하 ▲충격 ▲먼지 저항 ▲고도 ▲방수 및 방진 ▲온도 및 온도충격 ▲비 ▲습도 ▲염수 분무 등이 있다. 이외에도 균류 오염 등 세부 항목까지 합치면 30가지 이상이다. 이를 통과해야 밀스펙이라는 문구를 부착할 수 있다.
테스트 중 하나인 염수 분무는 제품에 소금물을 24시간 간격으로 적시고 말리기를 반복하며 부식 억제력 등을 검증한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빗방울의 속도를 재현하기도 한다.
다만 ‘밀스펙 통과 제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30가지 전부 통과한 제품은 아니다. 대부분 여러 항목 중 통과한 항목에 대해서만 ‘3개 항목 밀스펙 통과’ ‘5개 항목 밀스펙 통과’라고 표현한다. 일부는 어떤 항목에 대해 인증을 받았는지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용도에 따라 어떤 항목 인증을 받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LG전자도 ‘밀스펙 노트북’=밀스펙을 인증받은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은 주로 ‘러기드(rugged) 기기’라고 불린다. 캠핑이나 스쿠버다이빙 등 외부 운동을 즐길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낙하나 방수에 대한 밀스펙을 거치기도 한다.
밀스펙 인증을 받은 제품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떨어뜨리거나 여름철 열을 받기 쉬운 노트북을 중심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작년 7월 국내 출시한 ‘갤럭시북고’에 총 6가지 항목에 대한 밀스펙 기준을 통과했다. LG전자는 지난해 2월 선보인 ‘그램360’에 7개 항목 인증을 마쳤다.
독특한 기능을 접목한 제품도 있다. 영국 모바일 제조사 블리트는 2020년 세계 최초로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캣S62프로’를 출시했다. 영하 20도~영상 400도 사이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유독가스나 공기 오염도 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