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원자력 발전’은 뜨거운 감자다. 쾌도난마의 해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중 하나다.
전력생산의 경제성과 원자력 산업 자체가 가지는 높은 부가가치를 평가받고 있지만 동시에 막대한 원자력 관련 폐기물 처리 비용 문제, 또 사고 발생시 치불해야할 위험과 사회적 비용, 미래 지향적 에너지 정책 방향 역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할 문제다.
따라서 어느 관점에서 사안을 보느냐에 따라 국내 원전 관련업계의 주가도 출렁거려왔다. 현재 한전기술을 비롯해 우리기술, 두산중공업, 보성파워텍 등이 대표적인 원전 관련주로 손꼽힌다.
최근 수개월간 원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전체적인 주식시장 침체로 이렇다할 반등은 없었지만 대선이 5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어서 원전이 다시 핫 이슈로 부상하면서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연히 20대 대선에 출마한 유력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원전 정책에 원전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일찌감치 문재인 정부의 기존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을 내걸은 차별화를 선언한 상태이기때문에 업계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보다 분명한 입장을 듣고 싶어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초청 과학기술 정책 토론회에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 후보는 “무조건 원자력을 없애자고 할 수는 없다”는 현실론을 인정했다. 이 후보는 기존에 있는 원전은 쓰고, 건설하는 것은 건설하되 가능하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입장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건설이 예정된 원전은 그냥 예정대로 짓자’는 점에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높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는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지 상황을 다시 체크해보고 공론화를 거쳐 판단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이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서도 “신한울 3‧4호기는 문 정부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국 3‧4호는 짖지 않은 것으로 중단돼 있긴하다”면서도 “그런데 정책이라는 게 한번 정했다고 상황이 변하고 또 국민들, 이 나라 주권자들의 의사가 변했는데도 그냥 밀어붙이는 건 벽창호”라며 강한 어조로 차별화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우리 나라의 에너지 수급 상황을 고려했을 때 원전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원전 의존도를 줄이는 대안도 함께 찾아야한다는 이른바 ‘감원’(減原) 전략이 이 후보의 공약으로 압축되는데, 이는 앞서 이 후보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정부와 비교해 이 후보는 탈원전 정책은 추진 속도와 경제성에 대한 판단 등에 있어 실용적인측면을 중시하고, 또 정책의 속도 측면에서 유연한 접근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물론 원자력이 가진 위험성 문제에 공감하고 대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인식에는 기존 문정부와 큰 차이가 없다.
이 후보는 과거 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는) 원전 숫자가 많고 밀집도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다”며 “1개 사고가 나더라도 엄청난 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감원’ 전략을 탄력적으로 대응하되 위험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차세대 에너지 정책도 동시에 역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