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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선물보따리인가”…20㎒폭 추가할당 계획에 SKT·KT ‘발끈’

백지영
(사진 왼쪽부터) 김윤호 LGU+ 공정경쟁담당 상무, 김광동 KT 정책협력담당 상무,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혁신실장
(사진 왼쪽부터) 김윤호 LGU+ 공정경쟁담당 상무, 김광동 KT 정책협력담당 상무,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혁신실장
-SKT·KT, “수요자 이미 결정된 ‘짬짜미’ 경쟁” 비판
-LGU+ “다른 사업자 괴롭히지 말고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신입사원 입사 시험에 3명의 취준생이 응시해 각각 100점, 100점, 80점을 맞고 성적순에 따라 좋은 보직을 받았는데, 80점 맞은 직원 요청에 따라 이 직원의 전공과목으로 시험을 치르게 해 보직이 바뀐다면 이것이 과연 공정할까. 이번 주파수 추가 할당은 산타클로스의 선물보따리로 돌아가는 것과 다름없다.(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혁신실장)”

4일 LG유플러스가 추가 할당을 요청한 3.5㎓ 대역 20㎒폭(3.40∼3.42㎓) 5G 주파수의 할당계획을 논의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공개토론회에서 SK텔레콤, KT 등 경쟁사들은 “수요가 이미 결정된 짬짜미 경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 할당되는 20㎒ 폭 주파수는 기존 LG유플러스의 이용 대역에 인접해 있다. 2018년에 할당돼 이용중인 기존 5G 주파수 대역폭과 대역은 ▲LGU+ 80㎒(3.42∼3.50㎓) ▲KT 100㎒(3.50∼3.60㎓) ▲SKT가 100㎒(3.60∼3.70㎓)다.

때문에 통신3사 모두 주파수 경매에 참여는 가능하지만, LGU+의 경우, 인접주파수에서 100㎒폭 장비로 구축한 상태여서 주파수 획득 시 추가 투자없이 소프트웨어 확장을 통해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떨어져 있는 대역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는 이를 낙찰받더라도 무선국을 설치해 주파수 집성기술(CA)로 활용해야 하는 등 활용측면에서 효율이 떨어진다.

특히 이번 5G 주파수 할당은 주파수 공급 역사상 처음으로 특정 사업자만을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2018년 정부가 밝힌 ‘5G 주파수 균등배분 불가’라는 경매 기본원칙을 뒤집음으로써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훼손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혁신실장은 “매년 정부의 5G 품질평가가 사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인 만큼, 얼마 되지 않는 차이라도 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러한 구도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게 이번 주파수 공급의 성격”이라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을, 그것도 전략적 판단으로 확정된 내용을 추후 보완해주는 것은 마치 산타클로스의 선물보따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만약 다른 사업자들이 이를 사용하려면 CA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데 기술적으론 가능한지 모르겠으나 전국망을 포설해야 하는 등 사실상 쉽지 않다”며 “다른 사업자가 굳이 경매에 참여한다면, 이것은 내가 필요해서가 아닌 LG유플러스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위해서일 텐데 산업 발전에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는 결과적으로 공정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사상 초유의 ‘경쟁수요 없는 경매’라는 지적이다. 특정사업자에게만 유리한 이례적 주파수 공급에 따른 경쟁왜곡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위해선 합리적인 조건 부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KT 역시 이번 주파수 할당은 수요를 제기한 특정 사업자에게만 할당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광동 KT 정책협력담당 상무는 “경쟁 대응 차원에서 경매 참여 여부를 고민했으나 국가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할당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이미 정부에 전한 바 있다”며 “LG유플러스는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속도는 주파수 대역폭과 기지국 성능이 결합된 함수”라며 “만약 LG유플러스에만 주파수가 공급되는 방식이 되면, 100미터 달리기에서 20~30미터 앞서 달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13년 KT에 1.8㎓ 인접대역 할당이 제기될 당시 LG유플러스는 “특정사업자의 이익이나 특정가입자에게만 특별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효율이 아니라 금지돼야 할 사항”이라며 “정부 주파수 정책으로 인해 경쟁상황이 인위적으로 재편돼서는 안된다”고 오히려 비판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결과적으로 2013년도 주파수 경매시 정부는 특혜 차단을 위한 할당조건을 부과하면서 KT인접대역의 경매 대역 포함 여부를 경쟁사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또, 할당 공고시 KT에게는 지역별 사용기간 제한이라는 강력한 구조적 조건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G유플러스에 20㎒이 공급될 경우,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할당조건 부과가 필요하다”며 “합리적 대응 투자 가능시점까지 수도권 지역 20㎒ 사용 시기 제한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일각에선 5G 주파수 3.5㎓ 대역폭 대비 가입자 수를 비교했을 시, 2021년 10월 기준 1인당 5G 주파수 대역폭은 ▲SK텔레콤 11.0Hz ▲KT 16.9Hz ▲LG유플러스 18.6Hz로 LG유플러스가 주파수 부족으로 서비스 품질이 저하된다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윤효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상무는 이날 “20㎒ 폭을 추가로 받으면 이제야 경쟁사와 동일한 대역폭인 100㎒가 되는 것일 뿐”이라며 “(경쟁) 사업자들은 국가 자원인 주파수로 다른 사업자를 괴롭히지 말고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소비자 신뢰를 얻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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