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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성, 50대 CEO·능력 중심 수평 조직 ‘탈바꿈’…이재용 3기 인사, 특징은?

윤상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종희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 내정자, 정덕현 삼성전기 대표 내정자, 최윤호 삼성SDI 대표 내정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종희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 내정자, 정덕현 삼성전기 대표 내정자, 최윤호 삼성SDI 대표 내정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 CEO 교체
- 쇄신·세대교체, ‘뉴삼성’ 시동
- 40대 부사장 30대 상무 발탁, 미래 경영진 후보 확대
- 직원, 직급별 기한 폐지·직급 사번 삭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대교체를 통해 ‘뉴삼성’에 시동을 걸었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삼성을 운영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사법 리스크 등으로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어왔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1주기 이후 전략을 바꿨다. 5년 만의 북미 출장에서 다양한 정재계 인사를 만났다. 귀국 메시지는 ‘냉혹한 현실’과 ‘가보지 않은 미래 개척’. 2022년 정기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통해 이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했다. ‘쇄신’이다. 능력 중심 수평적 조직문화 기반이다.

9일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 정보통신기술(ICT) 관계사가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4개사는 지난 7일에는 ‘2022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3개사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대표에 내정했다. 삼성전기 경계현 사장이 한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대표를 맡는다. 경 신임 대표는 삼성전기 대표 이전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삼성SDI는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삼성미래전략실 전략1팀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등을 거쳤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 장덕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담당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대표는 올해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한 부회장을 뺀 최고경영자(CEO) 모두 반도체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다.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2030’을 삼성전자 경영과제로 세웠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가 목표다. 메모리 1위 DNA를 ▲시스템반도체 ▲2차전지 ▲부품으로 확장했다.

한 부회장은 이를 삼성전자 브랜드로 통합 소비자와 만나게 하는 역할이다. 최윤호 대표는 이 부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인물 중 하나다. 그를 삼성SDI로 보냈다는 것은 2차전지 사업도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경쟁사에 비해 투자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주선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형 디스플레이 전략을 액정표시장치에서 퀀텀닷(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것을 진두지휘했다. QD디스플레이는 이 부회장이 택한 새성장동력 중 하나다.

한 부회장은 1962년생이다. 경계현 사장과 최윤호 사장, 최주선 사장은 1963년생이다. 장덕현 사장은 1964년생이다. 삼성 ICT 관계사 대표 모두 50대로 구성했다. 이 부회장은 1968년생이다. 세대교체를 통해 이 부회장 색깔을 강화했다.

4개사 임원인사도 세대교체에 중점을 뒀다.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배출했다. 외국인과 여성 임원 등 ‘다양성과 포용성’을 신경 썼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총 198명이 승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사장 8명 ▲상무 14명 ▲마스터 2명 총 24명이 임원이 됐다. 삼성SDI는 ▲부사장 6명 ▲상무 14명 ▲마스터 1명 총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기 승진자는 ▲부사장 5명 ▲상무 13명 ▲마스터 2명 총 20명이다.

40대 부사장은 ▲삼성전자 8명 ▲삼성디스플레이 1명 ▲삼성SDI 1명 ▲삼성전기 1명을 선임했다. 외국인 및 여성 임원은 ▲삼성전자 17명 ▲삼성디스플레이 1명 ▲삼성SDI 1명 ▲삼성전기 1명을 배출했다.

4개사는 임원 승진 조건에 성과를 최우선에 뒀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SW)와 사용자경험(UX) 등 생태계 강화에 공헌한 인력을 우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배력 유지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기여한 인물을 발탁했다. 삼성SDI는 차세대 리더를 중용했다. 삼성전기는 성장과 혁신을 주도한 인재를 선발했다.

삼성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전무 직급을 없앴다. 부사장에 통합했다. 향후 부사장은 나이와 연공을 떠나 주요 경영진으로 성장 가능한 임원을 뽑는다. 핵심 보직에 전진배치 미래 CEO 후보군으로 육성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직원 인사제도 혁신안도 공개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 중용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와 터전 제공 ▲상호 협력과 소통 문화 조성 등에 초점을 맞췄다.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을 폐지했다. 인트라넷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했다. 사내 소통은 존댓말이 기본이다. 성과평가는 절대평가로 바꿨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중동 출장에서 돌아왔다. 지난 6일 출국했다. 사법 리스크는 진행형이지만 시간을 쪼갰다. 이 부회장이 나서야 할 현안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각계 방면에서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또 각 나라나 산업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들어볼 좋을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멈췄던 삼성의 경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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