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인사 시점·원칙 정상화…리더십 불확실성 해소 - 한종희 대표 내정자, 완제품 통합 경쟁력 강화 숙제 - 경계현 대표 내정자,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기반 마련 - 정현호 사장, 부회장 승진 사업지원TF 위상 상승 - 김기남 부회장, 회장 승진 후진 양성 전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까 마음이 무겁다.”
지난 11월24일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회다. 냉혹한 현실을 돌파하기 위한 이 부회장의 선택은 ‘안정’보다 ‘쇄신’이었다.
7일 삼성전자는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 부회장이 2014년 삼성 전면에 나선 후 8번째 정기 인사다. 2년 연속 12월에 정기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은 매년 12월 정기 인사를 했지만 2017년부터 이 부회장 및 주요 전현직 임원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과 수감 등으로 원칙이 흔들렸다. 삼성전자 리더십 우려 출발점이었다.
올해 인사는 삼성 특유의 과감한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시점 정상화와 함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김기남 대표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대표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장 고동진 대표이 모두 물러났다. 이들은 2017년부터 10월부터 삼성전자 얼굴로 재직했다.
3명 중 김기남 대표만 회장으로 승진해 살아남았다. 김 대표와 고 대표는 부회장 승진을 하지 못했다. 김기남 신임 회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내정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모두 호조다. 역대 최대 실적인 2018년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렸다. 특히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은 세계 1위 TSMC와 초미세공정 세계 최초 경쟁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다.
새로운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한종희 사장과 삼성전기 대표 경계현 사장이 이어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들에게 각각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책임지게 했다.
한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TV 사업은 올해도 세계 1위가 유력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 공세에도 불구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TV로 세계 1위를 지켰다. 경 사장은 삼성전기로 가기 전 ▲D램 설계 ▲플래시개발실장 ▲솔루션개발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삼성전기로 간 이후에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고객 다변화에 성공했다.
한 부회장은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과 소비자가전(CE)부문을 통합한 세트부문장과 VD사업부장을 겸임한다. 경 사장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장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올렸다. 사업지원TF는 미래전략실 폐지 후 삼성 관계사 전반의 업무 조율을 해 온 조직이다. 수장의 지위를 격상 그룹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한 것으로 여겨진다.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는 사장 승진자 면면에서 더 도드라진다.
▲북미총괄 최경식 부사장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박용인 부사장 ▲법무실 송무팀장 김수목 부사장 3명이 사장단에 합류했다. 최 사장은 1962년생 박 사장과 김 사장은 각각 1964년생이다. 최 사장은 북미 역대 최대 매출 등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박 사장은 시스템반도체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법적 대응력을 개선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IM부문과 CE부문을 통합했다는 점과 이를 TV 전문가 한 부회장에게 맡겼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2019년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를 도입했다. 맞춤형 가전은 주요 가전 업체 표준이 됐다. 올해 들어서는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도 이용됐다. 맞춤형 가전을 운용하려면 공급망관리(SCM) 고도화는 필수다. 삼성전자 SCM은 코로나19 세계적 유행(팬데믹)에서 빛을 발했다.
삼성전자는 “통합 리더십 체제를 출범,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 시너지 창출과 고객경험 중심 차별화된 제품 서비스 기반을 구축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