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네이버 '하이퍼클로바'에 이어, 카카오도 초거대 인공지능(AI)을 공개했다. 초거대 AI란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슈퍼컴퓨터 기반 AI로, 심층학습 효율이 크게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열린 이프카카오 콘퍼런스에서 AI 언어모델 'GPT-3'의 한국어 특화 모델 'KoGPT'를 소개했다. GPT-3은 AI 연구소 오픈에이아이(OpenAI)가 지난해 공개한 언어모델로, 일부 문맥을 주면 나머지 문장을 사람처럼 스스로 완성할 수 있다.

KoGPT에서는 사용자가 문맥을 명령어처럼 사용할 수 있어, 이를 이용해 특정 주제를 놓고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챗봇 등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인프라에 많은 자본이 투입되면서도 대규모 데이터와 높은 수준의 인력을 필요로 하는 등 많은 요소가 뒷받침돼야 한다. 김일두 CEO는 "카카오브레인은 언어모델 대중화를 위해 여러 어려움을 책임지고 있다"며 "기술을 적절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 제공은 물론 지원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oGPT는 세계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GitHub)에 공개돼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언어모델 최대 규모를 100배 이상 더 키울 계획이다. 블록체인 구조를 통해 모델의 학습 연산을 도와주거나 좋은 지식이 존재하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누구나 기여할 수 있다. 김일두 CEO는 "기여한 사람은 모델 지분을 일부 갖게 돼, 모델 사용료를 소유 지분만큼 지급받는 생태계를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GPT-3가 갖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알고리즘 재설계도 진행 중이다. 여전히 윤리적·편향적 이슈 등 해결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추론 능력과 기억력을 포함해 다양한 알고리즘 개선을 논문으로 공개하고 모델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김일두 CEO는 "언어모델 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러 언어에서 아직은 AI 영향력을 실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주요 국가 중심으로 다국어를 지원하고, 이를 위해 표준이 될 만한 개방형 데이터셋 구축도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브레인은 이날 향후 도전 과제도 밝혔다. 김일두 CEO는 "인공지능에 기억력이라는 능력을 부여하기 위한 도전, 인공지능이 인식을 넘어 추론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러한 기술에 인공 캐릭터나 가상 인간의 모습을 결합해 궁극적으로는 친근하면서도 유용한 디지털 휴먼을 완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