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예정된 비트코인 업그레이드 ‘탭루트’, 가격에 선반영됐나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오는 11월 16일로 예정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대규모 업그레이드 ‘탭루트(Taproot)’가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주 6만 7000달러를 돌파해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추가 상승은 가능하지만, 탭루트만으로는 촉매제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탭루트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탭루트를 앞뒀다는 이유로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란 예측이다.
온라인 거래 브로커 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 수석 애널리스트는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비트코인 가격에 최소한의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니스 비노쿠로브(Denis Vinokourov) 시너지아캐피탈 리서치 책임자도 “탭루트는 수년 전부터 예상돼왔기 때문에 탭루트로 인한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탭루트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서명 방식을 개선해 프라이버시 기능을 향상시키는 소프트포크다.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드는 하드포크와 달리, 소프트포크는 기존 블록체인의 기능을 일부 수정하는 업그레이드 방식을 말한다. 탭루트가 활성화되는 날짜는 오는 11월 16일로 예정돼있다.
여기서 서명이란 블록체인 상에서 인감도장 역할을 하는 존재다. 거래자는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개인키를 사용해 ‘서명’함으로써 거래를 진행하고, 진행된 거래는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탭루트의 서명 방식 개선에는 ‘슈노르서명’이라는 기술이 이용된다. 슈노르서명은 다수의 주체가 진행한 서명이더라도 외부에선 단일 서명으로 보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다중서명이지만 하나의 공동 키를 가지고 서명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서명한 것인지, 한 명이 서명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이다. 따라서 블록체인 상 거래의 프라이버시가 더욱 향상된다.
탭루트로 얻는 기대효과는 ▲블록체인 상에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 감소 ▲거래 처리 속도 및 확장성 향상 ▲거래 수수료 절감 등이다. 여러 명이 서명하더라도 하나의 공동 키를 사용하므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줄고, 데이터 양이 줄어드므로 거래 처리 속도와 확장성이 향상되는 것이다.
이처럼 탭루트가 진행될 경우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프라이버시뿐 아니라 거래 속도, 확장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그레이드 시기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이에 탭루트는 비트코인 개발 커뮤니티에서 ‘중요 이정표’로 여겨지고 있다.
아담 백(Adam Back) 블록스트림 최고경영자(CEO)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블록체인에 비해) 업그레이드가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뒷단에서는 개발자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개발자들은 이미 세그윗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그 이듬해인 2018년부터 탭루트 업그레이드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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