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국가대항전이 된 배터리 전쟁…배터리 3사-양극재 4사, 한국 선순환 구조 안착

김도현
-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 지속…전구체 내재화도 진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국가대항전으로 번지는 추세다. 주요국은 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통해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다. 국내에서는 배터리 3사와 양극재 4사가 발맞춰 나가는 단계다. 매출과 투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81.8%) 삼성SDI(41.2%) SK이노베이션(86.0%) 등은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배터리 3사는 미국 유럽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증설을 진행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업체마다 매년 수조원을 투입하고 있다. 매출이 증가한 만큼 투자도 늘렸다는 의미다.

배터리 원가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업계도 분위기가 좋다. 주요 업체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등이 있다. 이들은 고객사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1위 에코프로비엠은 2021년 2분기 매출액 3104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64.0%와 109.1% 올랐다. 이 회사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주요 고객사다.

에코프로비엠의 경북 포항사업장에서는 생산라인 설립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5월 CAM5N 공장에 1340억원 규모 시설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분기 착공에 돌입했으며 2023년 양산 예정이다. 이곳에서 SK이노베이션 양극재를 만든다. 삼성SDI와는 에코프로이엠이라는 합작사를 만들었다. 공사 중인 전용 1공장(CAM6)은 내년 1분기 양산, 2공장(CAM7)은 오는 10월 착공한다. CAM7에 2520억원을 투입한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해외 공장 구축을 예고했다. 올해 하반기 4000억원 내외 유상증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부지로 미국과 유럽 등 복수의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같은 기간 매출액 2054억원 영업이익 58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262.3%, 41.3%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요 고객사다. 올해 들어 SK이노베이션도 추가했다.

대구에 공장을 둔 엘앤에프는 지난 5월 880억원 규모 시설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11월(2100억원)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진 증설이다. 양극재 12만~15만톤 출하 대응이 가능한 물류창고도 신설한다. 내년 중반기 준공 목표다.

최근에는 투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엘앤에프는 4966억원 규모 실탄 마련에 성공했다. 내년 말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연간 4만톤에서 12만톤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음극재 등을 담당하는 에너지소재사업은 지난 2분기 매출 2105억원으로 전체 4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양극재 수익은 1677억원으로 작년 2분기(538억원)보다 약 3배 늘었다. 올해 1분기(1547억원)보다도 8.4% 증가하면서 회사 매출의 35%가 양극재에서 나왔다. 이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메인 고객이다.

후발주자지만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포항에 연산 6만톤 규모 양극재 공장을 세운다고 밝혔다. 이를 포함해 2025년까지 국내에 연 16만톤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이는 60킬로와트시(KWh)급 전기차 180만여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케미칼도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 11만톤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국내외 총 27만톤 생산능력이 확보되는 셈이다.
코스모신소재 올해 2분기 매출액 861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11.6%, 167.4% 올랐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이형필름 실적도 포함된 수치지만 양극재 공급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고객사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코스모신소재는 지난 1월 완공한 충북 충주 3공장이 7월 양산에 돌입했다. 양극재 생산능력은 2만톤 수준으로 확장했다.

지난달 19일에도 양극재 설비 증설 소식을 전했다. 규모는 연산 5만톤으로 2023년 마무리가 목표다. 투입금액은 1500억이다. 완료 시 연산 7만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충주사업장에는 유휴공간이 많다. 향후 추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양극재 4사는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 내재화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중국의존도가 높던 품목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관계사 에코프로지이엠을 통해 전구체 생산을 시작했다. 2분기에 2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엘앤에프는 자회사 제이에이치화학공업을 통해 전구체 직접 조달에 나섰다. 전체 사용량 중 20% 정도를 생산한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와 협업해 원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구체 외에 리튬 등도 자체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코스모신소재는 코스모화학이 일부 물량을 담당하고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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