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IP 판 키우는 네이버-카카오, ‘콘텐츠 전면전’ 승자는?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웹소설 등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내세워 콘텐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 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네이버가 북미 기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해 네이버웹툰과 통합한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연 데 이어, 카카오가 오는 8월 다음웹툰을 재편한 카카오웹툰을 출시하고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를 출범한다.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와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는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의 IP 기반 콘텐츠 사업 거점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24일 웹툰 스튜디오와 왓패드 스튜디오를 통합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약 1000억원의 콘텐츠 기금을 조성했다. 네이버는 이를 앞세워 글로벌 창작자 약 570만명이 만든 10억개 이상의 원천 콘텐츠를 바탕으로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상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2021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유명 글로벌 IP를 보유한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7월 마블사의 ‘블랙위도우’를 웹툰에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하반기 저명한 IP 홀더와의 협업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2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8.2% 증가했으며, 특히 웹툰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53% 성장률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IP 사업 수익성도 개선해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해외 콘텐츠 시장 분석’에 따르면 웹툰·드라마 등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2949억달러에서 2024년 2조796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왓패드를 인수한 네이버의 웹툰·웹소설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글로벌 기준 1억6000만명에 달한다”며 “특히 웹툰의 경우 동남아 시장에서 라인망가의 존재감이 크고, 왓패드 인수로 북미도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카카오에 자리를 빼앗긴 일본 웹툰 시장에서는 라인망가의 1위 재탈환이 최우선 과제다. 네이버는 지난주 일본 시장에서 라인망가 2.0을 출시, 이를 띄우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박상진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하반기에는 일본 웹툰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마케팅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연말에는 가시적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기존 다음웹툰을 확대 개편한 카카오웹툰을 오는 8월1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다음웹툰컴퍼니도 8월부터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로 재정비한다. 다음웹툰을 이끌던 박정서 대표가 그대로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를 총괄 운영하며, 다음웹툰의 창작진과 제작진 역시 그대로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로 이동할 예정이다.

카카오웹툰은 지난달 먼저 출격한 태국에서 출시 4일 만에 누적 일거래액 3억원을 돌파했으며, 대만에서는 출시 당일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다운로드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글로벌 확대 채비를 마쳤다. 이후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 등으로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1~2년새 급성장한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카카오웹툰의 글로벌 진출 선례로 자리잡았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데이터분석 플랫폼인 앱애니에 따르면 픽코마는 올해 2분기 매출 기준으로 틱톡·유튜브·디즈니플러스 등의 뒤를 이어 전세계 상위 모바일 앱 7위를 차지, 국내 앱 중에서는 최고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1월 픽코마의 매출은 9600만달러로 전년보다 7배나 뛰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웹툰이 지난달 진출한 태국과 대만 등은 전통적으로 네이버의 안방이지만, 일본에서 라인망가를 제친 픽코마를 성공모델로 삼아 카카오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