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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새벽배송’ 마켓컬리vs오아시스, 서로 다른 IPO 전략

이안나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지난 3월 쿠팡이 100조원 몸값을 인정받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국내 e커머스 업계 분위기도 반전됐습니다.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현상이 증가한 겁니다.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도 IPO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둘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선 서비스 관점에서 크게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수도권에 이어 충청지역으로 배송지역을 확대한 것도 비슷하죠. 하지만 두 회사의 수익구조는 완전히 다릅니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 강조하는 지점도 다르죠.

사실 마켓컬리 입장에선 두 회사를 ‘라이벌’로 붙이는게 탐탁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매출이나 회원 수 규모에서 크게 차이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마켓컬리 9523억원, 오아시스 2386억원입니다. 최근 회원 수는 마켓컬리 800만명, 오아시스는 8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죠.

그럼에도 오아시스가 새벽배송 시장의 조용한 강자로 불리는 이유는 탄탄한 수익구조에 있습니다. 마켓컬리가 지난해 매출이 급증했지만 영업손실 역시 1000억원대로 적자를 지속한 반면 오아시스는 100억원 가까운 영업익을 냈습니다. 실상 업계의 유일한 흑자 사업자인데요. 대부분 e커머스 기업들이 적자인 상황에서도 우선 고객을 끌어모으는 전략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입니다.

오아시스는 어떻게 흑자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요. 물류센터 구축과 판관비를 대폭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오아시스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지어소프트의 자회사이기도 한데요. 물류센터 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구축 비용이 30억원 정도로 경쟁사들 대비 1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온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해 재고 효율화가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습니다.

판매관리비도 대폭 낮췄는데요. 마켓컬리가 배우 전지현·박서준 등 톱스타들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과 달리 오아시스는 가격과 제품, 입소문에 의지했습니다. 오아시스는 최근 7500억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작년 4월 1500억원대에서 1년 조금 넘는 사이 기업가치가 5배 상승했습니다. 2~3년 뒤 IPO를 계획했다가 내년으로 시기를 앞당긴 것도 이러한 배경들과 연관 있어 보이네요.

오아시스가 흑자경영을 강조한다면 적자폭이 확대 된 마켓컬리는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 외형 규모를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는데요. 비식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물류센터도 늘리고 전국단위 새벽배송 확장을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잡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갖고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다보니 마켓컬리만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컬리는 한국과 미국 증시 모두 가능성을 열고 차질 없이 IPO를 준비 중이는 입장에도 불구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는 상황입니다. 물론 오아시스도 고민은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려면 공격적인 투자가 불가피한데요. 그러면 지금과 같은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유일한 흑자기업’이라는 타이틀이 어쩌면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도 있는 거죠.

e커머스 업계에서도 새벽배송 경쟁이 가장 뜨겁습니다. 그만큼 누가 먼저 상장을 할지, 주가 관리는 어떻게 할지 하나하나가 후속 주자들에게 관심사가 될 것 같은데요. 쿠팡 이후 국내 e커머스 업계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경쟁사들 역시 이들의 성공적인 IPO를 기대할 것 같습니다.

[이안나 기자 블로그=슬기로운 소비생활]

이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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