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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만에 기업분할 ‘SKT 2.0’ 개막…어떻게 쪼개지나?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이 설립 37년만에 기업을 분할한다.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로 나눠 본격적인 탈통신 전략을 꾀한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미래 성장을 담보하겠다는 복안이다.

10일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를 약 6대 4 비율로 분할하기로 의결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0월12일 임시주주총회, 각사 이사회를 거쳐 11월1일 새롭게 출범한다. 이후 11월29일 존속회사는 변경상장, 신설회사는 재상장된다.

이번 인적분할로 SK텔레콤은 통신과 비통신으로 쪼개진다. 존속회사는 유‧무선 통신사업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구독형마케팅 및 데이터센터 등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사업부문에, 신설회사는 반도체 및 새로운 정보통신기술(뉴ICT) 등에 대한 투자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부문에 각각 집중한다. 이를 통해 독립경영‧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위험의 분산을 추구한다.

SK텔레콤은 기업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특성에 적합한 전략을 추진하고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한다. 각 사업부문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서다. 지배구조 체제 변경을 통해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시장에서 적정한 가치평가를 받으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우선, SK텔레콤은 반도체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뉴ICT) 등 관련 피투자회사 지분 관리 및 신규투자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부문을 분할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반도체‧뉴ICT 관련 투자에 역량을 집중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과 경영안정성을 증대시키려는 목적도 포함된다.

분할 후 새롭게 설립되는 SKT신설투자(가칭)가 이같은 역할을 맡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신설회사 대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설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무대로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한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래형 반도체를 포함한 혁신기술에 투자함으로써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 중간지주사격인 SKT신설투자를 통해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 위치에 있어, M&A 대상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하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분할 이후에도 손자회사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SKT신설투자가 공격적인 M&A를 대신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신설회사는 보안(ADT캡스), 커머스(11번가), 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등 다양한 ICT 영역에서 국내외 투자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 그동안은 SK텔레콤이라는 통신회사 이미지에 갇혀있었지만, 기업분할을 통해 이들의 성장성을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명도 변경된다. 신설회사 사명은 임시주총 전 확정된다.

SKT신설투자에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FSK L&S ▲인크로스 ▲나노엔텍 ▲스파크플러스 ▲SK텔레콤과 컴캐스트가 1‧2대 주주인 e스포츠기업 SK Telecom CST1 ▲싱클레이허 합작회사 등에 투자한 미국 투자회사 SK Telecom TMT Investment ▲스위스 양자암호기업 ID Quantique ▲도이치텔레콤 기술합작회사 Techmaker, 16개사가 편제됐다.

존속회사는 인공지능(AI), 디지털인프라 회사로 변모하며 SK텔레콤 사명을 유지하게 된다. 존속회사 대표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가 유력하다. 존속회사는 유‧무선 통신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자회사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F&U신용정보 ▲서비스탑 ▲서비스에이스 ▲SK오앤에스 등이 배치됐다.

존속회사 SK텔레콤은 5G 1등 리더십을 기반으로 유무선통신 및 홈미디어 분야 성장세를 이어가며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AI 기술로 구독, 메타버스 등 신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관련 사업을 적극 확장한다. 또한, 데이터센터 및 모바일에지컴퓨팅(MEC)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이를 확고한 미래 수익원으로 키운다.

다만, SK하이닉스와 성장사업이 모두 투자회사로 귀속되는 만큼 그룹 내 존속회사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있다. 그러나 5G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통신사업 호황 사이클 진입을 예고하는 장밋빛 전망이 높다. 이를 뒷받침하듯 통신부문 실적 개선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편, 존속회사 및 신설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임직원 보상안, 신설회사 주주구성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임시주주총회와 각사별 이사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주주를 포함한 국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연내 인적분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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