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전통 유통 공룡인 롯데와 신세계 맞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e커머스 시장의 급격한 지각변동이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써낸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예비입찰에서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됐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최대 5조원대로 불리는 이베이코리아 몸값에 비해 인수 시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베이코리아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은 전통 유통 공룡들의 정면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와 신세계는 기존엔 오프라인 유통 분야 ‘터줏대감’으로 불렸지만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된 시장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다른 e커머스 업체들에 비해 온라인 부문이 약점으로 꼽히는 양사는 최근 모두 온라인 부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신세계는 네이버와 손잡고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참여 배경에 대해 “디지털 중심의 유통 생태계 구축을 통해 온라인 사업 규모와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조원 수준으로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은 3위다. 시장 점유율 역시 약 12%로 네이버·쿠팡 다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대형 매물은 두 번 다시 없는 상황. 이베이코리아가 갖고 있는 900명에 달하는 정보기술(IT) 개발인력과 판매자·소비자들의 데이터 역시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은 최대 5조원 선이 언급되지만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 매각 희망가는 3~4조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인수를 통해 당장 플랫폼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이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칫하면 가격을 무리하게 제시했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도 있는 셈이다.
본입찰 마감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내주 이베이 본사 이사회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후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