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본입찰 D-3… e커머스 지각변동 온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임박한 가운데 인수 후보들의 복잡한 셈법에 따라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e커머스 지각변동이 예상되지만 유력하게 떠오른 인수 후보자가 없어 마지막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옥션을 인수하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오는 7일 진행된다. 지난 3월 말 진행된 예비입찰에서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 SK텔레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됐다. SK텔레콤은 자회사 11번가를 운영하고 있고 MBK는 홈플러스 대주주다. 4곳 모두 인수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인수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베이코리아 새 주인이 누가 되든지 네이버·쿠팡과 함께 e커머스 ‘빅3’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조원 수준으로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은 3위다. 시장 점유율 역시 약 12%로 네이버·쿠팡 다음 이름을 올리고 있다. 11번가(6%), 롯데온(4%), SSG닷컴(3%) 중 누구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그에 버금가는 덩치로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은 최대 5조원 선이 거론되고 있지만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매각 희망가는 3~4조 수준으로 입장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달 중순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연기된 배경으로도 암묵적으론 매수자와 매도자 희망 가격차이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인수 후보자들 입장에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서 시장에서 압도적 1위가 된다면 모를까 네이버·쿠팡과 3강 구도를 위해 무리해서 가격을 써내기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인수를 통해 당장 플랫폼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네이버·쿠팡과는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별개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4~5조원으로는 꼭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아니더라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며 “그럼에도 이번 기회를 놓치면 거래액 20조 정도 대형 매물이 앞으로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가격 조건만 맞으면 누구든 적극적으로 움질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 입장에서도 이번 매각이 최대로 몸값을 올려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가격 협상이 되지 않는다고 매각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즉 인수 후보자들은 가격을 무리하게 제시했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는 우려를 갖고 있다. 동시에 경쟁사가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게 될 경우 나머지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약해진다. 인수업체들이 이베이코리아와 가격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인수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네이버와 쿠팡은 지금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신세계, 대한항공 등 국내 유수 기업과 전략적 협업으로 멤버십을 통한 고객 ‘자물쇠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현금 실탄을 확보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인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간 합종연횡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 경우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리스크도 분산할 수 있다.
신세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와 신세계 그룹은 내달 본입찰이 이뤄지는 이베이 인수전과 관련해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를 최대주주로 네이버가 2대 주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전략이 언급된다.
양사는 정해진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신세계와 네이버가 연합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만 거래액 5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직매입 방식 중심으로 네이버를 추격하고 있는 쿠팡을 단숨에 큰 격차로 밀어낼 수 있다. 앞서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은 바 있다.
네이버-신세계 연합이 구축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간 컨소시엄 가능성도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롯데쇼핑도 계열사 보유 지분을 처분하며 자금 마련에 적극 나섰다. 일각에선 롯데와 카카오 동맹설이 제기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각 인수 후보자들이 유통·ICT·사모펀드 기업들로 성격이 다른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서 요구하는 것, 또 이를 통해 얻고자하는 것이 모두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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