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헬스 용품이다?… 패션업계에 부는 거센 스마트 혁신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스마트 의류 출시부터 마테크(marketing+technology)까지, 패션업계도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저변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underarmour)는 스테판 커리 등을 내세워 한때 아디다스를 앞질렀다.
그런데 모델의 힘 뿐일까. 디지털 회사로의 혁신 욕심이 언더아머를 키운 동력이기도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고 자사 제품 일부를 스마트 의류화하는 전략을 꾸려 실행한 결과이기도 했다.
국내 스마트 의류 관련 특허 출원수는 지난 2014년 6건에서 2017년 40건으로 일곱 배 가까이 늘었다. ECO융합섬유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 섬유 시장은 2017년 기준 22.4억달러 규모로 파악된다. 2017년 이후 연평균 22.1% 성장, 오는 2024년에는 90.6억달러(약 10조1154억9000만원)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 스마트 센서 부착해 실시간 내 정보 받자
스마트 의류 움직임은 과거 단순 스마트 섬유 등에 국한되던 것과 다르다. 자사 홈페이지에의 기술 시연 확장이나 실제 의류에 장착하는 스마트 센서 등을 통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반 고객 데이터 공유와 실시간 분석까지 포함한다. 스마트 의류는 정보통신(ICT) 기술 활용 시장 중 잠재력은 크나 비중은 적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활동량 증가에 따라 기술 상용화 시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다. 상용화는 ▲스포츠 브랜드 ▲스타트업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IT업계 등이 주로 진행하며 국내 패션업계도 아웃도어 시장을 통해 진출하고 있다. 다만 국내 대다수 기업은 아직 일반 섬유 의류에 스마트 센서를 적용하는 등의 혁신은 이뤄내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는 그 이유로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접근성 하락 ▲스마트 의류에 대한 이해도 부족 ▲기술 혁신이 친환경 섬유에 머무르는 합의 상태 등을 꼽는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제품화된 스마트 의류는 ▲생체 데이터 감지 ▲데이터 전송 ▲착용자 앞 정보 제공 등 공통된 패턴을 보인다. 또한, 착용자의 특정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보완한다. 스마트 센서 등으로 취합한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스포츠 의류서 스마트 의류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블랙야크는 자사 ▲야크온P ▲야크온H를 통해 심장박동수 측정 및 앱 전송 등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옷의 온도·습도도 조절한다.
언더아머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기반 고객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한다. 웨어러블(wearable, 착용할 수 있는) 패션을 통해서다. 기기에 부착한 스마트 센서 등을 통해 사용자의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AI로 분석, 사용자의 건강 목표 확인이나 운동 패턴 기반 제품 교체 주기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스마트 셔츠(Armour 39, 아머 39)는 심박수 센서 탑재 가슴띠 형태 제품이다. 스마트 러닝화(Gemini 3 RE)는 거리 측정 센서를 탑재한 신발이다. 헬스박스(Healthbox)는 ▲활동량계 ▲체중계 ▲심박 가슴띠로 구성했는데, 업체 HTC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만들었다.
리바이스는 구글과 협업, 지난 2017·2019년 두 스마트 재킷을 내놨다. 구글의 대화형 섬유기슬을 적용했다. 소매 원단을 두드리거나 쓸어 넘기는 동작만으로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받거나 음악을 튼다.
애플은 지난 2019년 10월 미국 특허상표청에 스마트 의류 관련 특허를 냈다. 이에 앞서 애플은 지난 2018년 9월 착용자 ▲혈압 ▲호흡 ▲심전도 등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밴드를 특허 출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분야에 진출하며 웨어러블 기기 일환으로 스마트 의류를 활용한 모양새다.
나이키는 애플과 협업해 스마트앱으로 신발끈을 조절하는 스마트 신발을 지난 2016년 출시했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에 음성 명령 후 신발 내장 모터로 신발끈을 조절한다.
◆ 스마트 기술로 의류 제작, 과정 효율화 ↑
의류 폐기물을 줄이려 제작 과정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업체도 있다. 섬유폐기물과 에너지 낭비를 줄임으로써 환경 친화적 ‘그린 디자인’ 실현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LF(대표 오규식·김상균) 브랜드 헤지스(HAZZYS)에 따르면, 샘플 제작 과정에의 스마트 기술 도입 전후로 의류 한 벌 기준 ▲탄소배출량 810kg ▲화석연료 사용량 1900MJ(528 kWh) ▲물 사용량 15㎥(일반가정에서 사용하는 욕조 100여 개를 가득 채운 것)를 줄이는 등 환경오염을 약 55%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입한 스마트 기술은 3D 버추얼(virtual, 실제와 다를 바 없는) 디자인이다. 글로벌 3D 소프트웨어 개발사 ‘클로버추얼패션(CLO Virtual Fashion)’과 협업했다.
버추얼 시스템을 도입하면 실물 샘플은 필요없다. 디자인·샘플링·수정부터 실감나는 아바타 모델을 활용한 가상 품평회에 이르기까지 제품 완성까지의 전 과정을 3D 이미지 처리 기술을 통해 구현하는 방식이다.
샘플을 한번도 만들지 않고도 판매용 의류를 만들 수 있으며, 단추나 지퍼 같은 부자재를 달았을 때의 모습도 3차원으로 확인해 빠르게 생산에 돌입할 수 있다. 수개월에 걸쳐 여러 차례에 달하는 수정 작업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속하고 간편하게 해결함으로써 패션 산업 핵심 경쟁 요소로 인식되는 리드타임을 45% 감소시킬 수 있다.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고 디자인 본연의 창의적 시도에 몰두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첫 번째 결과물로 2021 봄·여름 시즌 핵심 전략 제품을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2021년 가을·겨울 시즌 출시되는 의류 전 제품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3D 버추얼 디자인 기술을 통해 샘플 제작뿐 아니라 품평회 개최, 제품 출시, 마케팅으로 고객 소통까지 한다.
김훈 LF 헤지스 브랜드 총괄 CD(Creative Director)는 “새롭게 도입하는 3D 버추얼 시스템을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샘플을 없애는 그린 디자인으로 친환경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패션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혁신을 전방위적으로 추진, 패션업계 깊이 자리잡은 전통적인 제조 및 업무 체계의 틀을 깨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아직 기술 활용 제품엔 일러… 마테크로 먼저 시작
스마트 의류 직접 출시보다는 자세 제품 홍보 기술 활용에 그친 업체도 있다. 이른바 마케팅(marketing)과 기술(tech)을 더한 마테크를 위해 ▲증강현실(AR) ▲AI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Non-Fungible Token) 진출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월드 주얼리사업부(대표 이수원)는 로이드서 일부 귀걸이 상품에 한해 AR 활용 실시간 착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 시착 경험 후 온라인몰 구매를 돕는다.
바바패션(대표 문인식)은 AI 기반 퍼스널쇼퍼 서비스를 내놨다. 고객 검색 기반 상품 추천 서비스다. 구매 이력 기반으로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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