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日 르네사스 공장 화재…반도체 없는 완성차업체 '설상가상'

김도현
- 생산라인 중단 장기화 우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공급난에 시달리는 자동차 업계가 또 다른 악재를 맞이했다. 지진, 한파 등 자연재해에 이어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일본 르네사스에 따르면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에서 불이 나 공장이 멈춰섰다.

르네사스는 “건물에 피해는 없었지만 일부 장비의 피해를 확인했다. 구체적인 규모는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가 제조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화재로 생산 차질을 빚은 일본 아사히카세이의 물량을 대신 양산하기도 했다. 아사히카세이는 전파의 파장을 조절하는 수정 발진기 등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이번 화재는 두 업체는 물론 관련 업계 전반에 부정적이다. 르네사스는 지난달 지진 여파로 주요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재가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악재가 재발한 셈이다.

르네사스는 차량용 반도체 3위 기업이다. 완성차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일본 도요타·혼다는 반도체 부족으로 해외 공장 조업을 중단하면서 감산에 돌입했다. 미국 포드·GM 등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르네사스 외 다른 반도체 업체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점이다. 1위 NXP와 2위 인피니언은 미국 한파로 전력 및 용수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텍사스 공장을 멈춰 세웠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도 같은 이유로 피해를 봤다. 이들 업체는 최근 초기 가동을 시작했지만 제품 생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네사스 등 차량용 반도체 업계는 “자동차 분야 반도체 부족 사태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대만의 역대급 가뭄, 일본 지진 우려와 추가 화재 사고 등을 고려하면 이번 이슈는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반도체는 미세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만큼 공장이 찰나의 순간만 중단돼도 생산 중인 웨이퍼를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이후 복구를 하더라도 정상 가동을 위한 라인 정비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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