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이 수량·금액 기준 모두 두자릿 수 성장률을 보였다.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트렌드가 확산 되고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 사업이 맞물린 효과다.
18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작년 국내 김치냉장고는 약 110만대가 판매되며 전년대비 16% 성장했다. 금액 기준으론 전년대비 21% 확대하며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김치냉장고는 수요 정체 현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주방 가전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3~9월 진행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으로 2, 3분기에 각각 전년동기대비 큰 폭 성장을 보였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은 에너지 고효율 제품 구매 시 최대 30만원 환급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1분기까지 판매된 전체 김치냉장고 중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은 54%를 차지했다. 환급 사업이 시작된 2분기부터 77%, 3분기 80%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각 분기 매출액도 전년동기대비 56%, 26% 확대됐다.
구매 비용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생겨났다. 이는 가격대별 판매 비중으로도 확인된다.
100만원 미만 제품 비중(수량 기준)은 2019년 37%에서 2020년 34%로 줄어든 반면 200만원 이상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은 2019년 24%에서 2020년 28%로 증가했다. 김치냉장고 평균 가격도 2019년과 비교해 4% 증가한 153만원으로 집계됐다.
으뜸효율 환급사업은 9월 조기종료 됐지만 2, 3분기 판매 성장세는 김치냉장고 성수기로 불리는 4분기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김치냉장고 연 매출 40% 이상이 4분기에 발생한다. 이 기간 김치냉장고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늘었다.
GfK 조자영 연구원은 “비스포크, 오브제 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과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교체 수요가 맞물려 2021년도 김치냉장고 시장은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