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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소비생활] 정수기 구매 시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이안나
사진=청호나이스
사진=청호나이스
- 설치·관리 방식 다양화…취수부 살균 세척은 필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정수기는 코로나19 영향이 발생하기 전부터 깨끗한 물을 먹기 위한 위생 가전으로 주목받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약 600만대 이상 정수기가 보급되어 있으며 연간 판매량은 약 200만대로 추정된다.

주방 공간은 제한돼있는 반면 가전제품 종류는 늘어나다 보니 정수기 구매 시 제품 크기가 구매요인으로 중요해지는 추세다. 업체들 역시 신제품을 출시할 땐 줄어든 크기를 강조하고 빌트인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정수기 본질은 ‘정수’에 있는 만큼 외관 디자인과 크기만 보는 것은 성급한 결정일 수 있다. 필터별 차이를 알고 정수기를 자신이 혼자 관리할 것인지 전문 인력에 맡길 것인지 사용 여건도 따져봐야 한다.

◆ ‘필터’에 따른 정수 방식이 고려 1순위=
시장에선 정수기를 크게 직수형과 저수조(탱크)형등으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저수조형에 주로 쓰이는 역삼투압(RO) 필터는 머리카락 수만분의 1 크기 이온물질까지 제거할 정도로 촘촘하다. 가정용 정수기에 들어가는 필터 중 오염물질 제거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 걸러내는 물의 양이 많다 보니 저수조에 일정량의 물을 미리 저장한다.

직수형 정수기는 물을 저수조에 저장할 필요 없이 작동 시마다 수돗물을 끌어올려 필터를 통과한 물을 바로 마시는 구조다. 나노트랩 혹은 중공사막 방식 필터가 주로 사용된다. 역삼투압 필터보다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과거 정수기 시장은 저수조형이 주류였지만 직수형이 위생관리 간편함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꾸준히 점유율을 키워왔다.

업계에선 작년 정수기 판매량 중 절반 정도가 직수형 정수기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속형을 찾는다면 직수형 정수기를, 촘촘하고 세밀하게 걸러낸 물을 마시고 싶다면 저수조 정수기가 더 적합하다. 물맛이 차이나기도 하니 기회가 있다면 비교 시음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오래된 아파트이거나 상하수도에 녹이 슬어있는 경우, 지하수를 사용하는 환경일 경우 저수조형 정수기를 권장하는 편이다.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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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더싱크형 정수기가 ‘대세’ 되기 어려운 이유=언더싱크형 정수기는 싱크대 하부장에 필터를 설치하고 싱크대 위에는 물이 나오는 부분인 파우셋만 드러나게 된다. 주로 유럽·미국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정수기를 싱크대에 맞게 설치해 빌트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주방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국내 주거 조건상 여러 가지 제한이 있다. 필터 포함한 본체 크기가 크기 때문에 하부장 공간이 적으면 제품 설치가 불가능하다. 물론 최근 국내에서 출시되는 언더싱크형 정수기는 본체 크기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언더싱크형은 본체와 연결된 출수 호스를 밖으로 빼내기 위해선 싱크대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자신의 집이 아닌 전·월세형이라면 이사 갈 때마다 싱크대를 뚫기란 부담스러운 일이다. 수압이 낮은 경우에도 사용이 불편할 수 있다.

◆ 냉·온·정·얼음 정수기까지...기능과 가격은 비례=정수만 되는 정수기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하지만 가정에서 주로 냉·온·정 기능이 모두 담긴 제품을 구매하는 추세다. 유아식·라면 등 원하는 온도의 물을 언제든 출수할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 렌털료 할인 등을 적용 받으면 정수만 되는 정수기와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냉온정수기 선택 비중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얼음 정수기 인기도 과거보다 사계절 고르게 나타나는 편이다. 단 일일 제빙량이 적은 제품을 사용할 경우 얼음을 많이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3~4인 가구 기준 2킬로그램(kg) 용량 얼음을 저장할 수 있는 제품이 권장된다. 이외 100도 끓인 물이나 탄산수 출수 기능이 담긴 제품도 있다. 기능이 많아질수록 정수기는 10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높아진다.
사진=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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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서비스형? 자가관리형? 소비자 사용 환경 따라 선택=정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필터를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최근 정수기 중에선 필터를 사용자가 직접 교체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필터 교체 방식을 단순하게 만들어 필터 정기 배송 서비스 등과 함께 이용하면 혼자서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때 제품에 필터 교체 알림 기능이 있으면 더 유용하다. 주기적으로 전문 인력이 집에 방문해 관리해주는 것보단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반면 관리서비스를 받을 경우 필터마다 다른 교체 주기 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필터 교체에서 끝나지 않고 제품 구석구석을 세척해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제품을 위생적으로 쓰되 세심하게 살펴볼 여건이 어려운 사용자라면 관리 서비스형 제품을, 전문 인력과 시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거나 외부인 방문이 불편하다면 자가관리형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다.

일부 렌털업체들도 정수기 구매 시 같은 제품을 자가관리형 혹은 관리서비스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가령 관리서비스형을 선택하면 4개월에 한 번씩 방문해 필터교체와 세척 서비스를, 자가관리형을 선택했을 땐 최소 1년에 한 번 방문해 제품 상태를 살핀다.

단 주의할 점은 자가관리형·관리서비스형 상관없이 소비자가 주기적으로 정수기 주변부 및 취수부(코크)에 대한 소독 등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조사대상 40가구 중 3가구만이 코크 관리 필요성을 인지하고 평소 관리를 진행했다. 4년간 한 번도 살균관리를 하지 않은 코크에선 대장균군이 나온 사례도 있었다. 정수기 코크를 에탄올로 살균 소독한 후 재실험하자 대장균군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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