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LG, 美 1차소송 SK에 ‘승리’…ITC, “SK배터리 10년 수입금지”(종합)

윤상호
- 최종판결 효력, 60일 이내 대통령 재가로 확정
- SK, “절차 끝나지 않아…유예기간 고객 피해 없도록 최선”
- LG, “합당한 협상안 미제시, 민사소송 계속”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소송전이 3년 만에 변곡점을 맞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 손을 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압박의 강도를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ITC 결정이 SK이노베이션의 잘못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사업 피해도 적다고 했다. 절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협상’과 ‘파국’ 갈림길이다.

10일(미국시각) ITC는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로 고소한 사건(337-TA-1159, 1차 소송)의 최종판결을 발표했다.

ITC는 “관세법 337조 위반을 지적한 지난 2020년 2월 내린 예비판결을 확정한다”라며 “리튬이온배터리, 배터리셀, 베터리모듈, 배터리팩, 구성품 등의 미국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한다”라고 판결했다.

소송 시작부터 지금까지 양사는 영업비밀침해 여부를 두고 법정 안과 밖에서 대립했다.

ITC는 2019년 5월 이 사건 조사를 개시했다. 2019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판결 요청을 했다. 증거인멸 등이 이유다.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 Office of Unfair Import Investigations)이 LG에너지솔루션 주장에 동의했다. ITC는 2020년 2월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예비판결을 했다. 2020년 3월 SK이노베이션이 판결에 불복하는 탄원서를 냈다.

ITC는 SK이노베이션 일부 제품은 수입금지를 유예했다. 미국 고객사를 위해서다. 포드와 폭스바겐 일부 차량용 제품은 각각 4년과 2년 수입을 허용한다. 기아 전기자동차(EU) 사후서비스(AS)용 부품도 수입이 가능하다.

ITC 최종판결 효력은 60일 이내 대통령이 재가해야 발생한다. 거부하면 효력이 없다. 판결만 남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손에 SK이노베이션 10년이 달렸다.

역시 양사 입장은 갈렸다. 판결문은 하나지만 해석은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판결 자체를 주목했다. 이 판결을 근거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민사소송 재개를 경고했다.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민사는 남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협상을 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액수를 부르라는 뜻이다. 소송 중단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납득할 수 있는 합의안이 제시되지 않는 경우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임해 나갈 수 밖에 없다”라며 “LG에너지솔루션이 배임 논란에서도 벗어나기 위한 필요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라도 계속적으로 소송 상황을 왜곡해 온 행위를 멈추고 ITC 최종결정에 부합하는 제안을 함으로써 하루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과정에 방점을 찍었다. 영업비밀침해 자체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영업비밀침해는 없다는 태도다. 소송에 대한 전술적 실패지 명분을 잃은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환기 상황을 뒤집으려는 노력을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1공장은 2022년 2공장은 2023년 가동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ITC 결정은 소송의 쟁점인 영업비밀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이어서 아쉽다”라며 “주어진 유예기간 중 구객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남은 절차를 통해 SK배터리와 미국 조지아 공장이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수천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등 공공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사 소송전은 끝이 아니다. 각각 서로를 특허침해로 고소한 사건도 ITC에 계류 중이다. 2차 소송(337-TA-1179)은 SK이노베이션 3차 소송(337-TA-1181)은 LG에너지솔루션이 원고다. 2차 소송 예비판결은 7월30일 3차 소송 예비판결은 7월19일 예정이다.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양사가 낸 소송도 있다. ITC 판결 후 재개 전망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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