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한국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그 어느 곳보다 빨라 놀랍다. 새 기술에 높은 관심을 갖고 신제품 평가에 적극적이다. 다이슨이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14일 다이슨코리아 토마스 센테노 대표는 이날 국내 첫 데모 스토어 오픈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외국계 기업들이 연이어 국내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두 번째 공식 매장을 연다. 샤오미도 외산폰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유통망을 확보 중이다.
다이슨은 2018년 처음 한국에 진출했다. 당시 강력한 흡입력을 내세운 무선청소기 ‘컴플리트’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무선청소기 점유율은 80~90%를 육박했다. 그러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연이어 물걸레 등 국내 사용 환경에 맞춘 제품을 출시하면서 다이슨은 급격히 자리를 잃어갔다.
다이슨은 압도적 1위에서 LG전자에 자리를 내주더니 2위 경쟁하던 삼성전자와도 점유율 격차가 벌어졌다. 업계는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을 LG전자 40∼50%대, 삼성 30%대, 다이슨 10∼20%대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는 초기 다이슨이 사후관리(AS)서비스와 무선청소기 배터리 성능에 대한 고객 지적에도 전향적 개선 방안을 내놓지 않아 혹평받은 영향도 있다고 본다.
지위 회복 필요성이 높아졌다. 다이슨이 전 제품군을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다이슨은 프리미엄에서 벗어난 50만원대 중저가 무선청소기를 비롯해 헤어 스타일러·가습기·조명 제품들을 판매 중이다. 최근 가전 트렌드인 체험형과 맞춤형 서비스에 초점 맞춰 신뢰 회복에 주력한다. 고객이 매장에 방문하면 다이슨 전문 직원 ‘엑스퍼트’들이 취향과 상황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준다. 54개 일반 서비스센터에 더해 작년 8개 프리미엄·전문 서비스센터를 열었다.
애플은 올해 여의도에 두 번째 공식 애플스토어 매장을 개관한다. 2018년 ‘애플 가로수길’이 만들어진 지 3년 만이다. 애플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내 매장 확대에 나선 것은 아이폰·애플워치 등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작년 10월 출시 된 아이폰12 시리즈는 국내 출시 일정이 처음 앞당겨져 1차 출시국과 일주일 가량 차이나는 데 그쳤다.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도를 격상한 셈이다.
아이폰12 시리즈가 국내에서도 흥행을 이끌면서 이러한 방향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신업계에 따르면 자급제 채널까지 더해 출시 한 달 만에 60만대 가량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은 그 자체로 소비자들 접근성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고 판매와 AS서비스를 같이 운영한다면 후자에 좀 더 많은 의미가 담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샤오미도 작년을 한국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고 국내 판매 공급망 및 AS서비스 지원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자급제 채널 국내 총판사를 변경했다. 스마트폰은 통신3사 유통망에 처음 진입했다. 오프라인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양한 채널로 확장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SK네트웍스서비스를 통한 공식 AS지점과 편의점 통한 AS택배 서비스 등 AS인프라 확대에 힘쓰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공기청정기·가습기·라디에이터 등 가전 종류도 넓혔다.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 스티븐 왕은 “한국 소비자들은 제품 사양과 디테일에 관심이 높고 최신 기술에 능통하기 때문에 매우 특별하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