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업계 1위 테슬라를 필두로 폭스바겐, BMW, GM 등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배터리 업계도 마찬가지다. 수요가 넘치면서 수년 내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성장판이 제대로 열린 셈이다.
배터리 제조사의 관심사는 고객사 확보다. 특히 선두주자 테슬라와 손잡는다면 수주 물량이 급증한다. 일본 파나소닉은 한동안 테슬라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테슬라 공급망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양사는 파나소닉을 밀어내고 1~2위를 다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난징공장에서 만든 원통형 배터리를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이곳에서 현지 시장으로 유통되는 ‘모델3’가 생산된다. 공급량이 늘면서 충북 오창 공장 일부를 테슬라 전용라인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상하이 공장에서 양산되는 ‘모델Y’ 배터리를 단독 수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델Y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 2조원 내외로 예상된다.
당초 리튬·철·인산(LFP) 배터리가 주력인 CATL과 물량을 나눌 것으로 됐다. 하지만 LFP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대비 저렴하나 에너지밀도가 낮아 출력 및 주행거리 등에서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모델3(약 1.6t)보다 25% 정도 더 무거운 모델Y(약 2t)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가격보다 성능을 중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CATL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모델Y 주도권을 내줬지만 모델3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NCM 대비 안정성 우위인 LFP가 주목받고 있다. SUV, 픽업트럭 등이 아니라면 LFP로 충분하다는 의미다.
중국 내 시장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1위로 올라섰다. 자국 정부의 지원은 든든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정책을 2년 연장하기도 했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의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시장을 선점했다.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CMA는 기존 NCM에 알루미늄을 포함한 조합이다. 알루미늄은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준다.
CATL은 LFP에 이어 NCM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시장 공략 차원이다. 대만 폭스콘과 손을 잡고 오는 2024년 전고체전지도 출시할 방침이다.
한편 배터리 한중전은 두 회사만의 대결이 아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중국 BYD 등도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중국, 유럽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고객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