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대만 미디어텍이 이변을 일으켰다. 퀄컴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을 넘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1위에 올랐다.
2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2020년 3분기 AP 시장에서 점유율(출하량 기준) 31%를 차지했다. 전년동기대비 5%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미디어텍이 선두에 오른 건 처음이다.
업계 1위였던 퀄컴은 29%로 2위, 삼성전자·애플·하이실리콘이 12%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퀄컴 2% 삼성전자 4% 하락, 애플 1% 상승, 하이실리콘 유지다.
미디어텍의 상승세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가 이끌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도 미디어텍에 긍정적이었다. 최근 화웨이는 스마트폰 사업 차질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AP를 수급한다.
화웨이 빈자리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메웠다. 이들 업체는 중저가 모델 위주로 미디어텍 AP를 주로 활용한다. 삼성전자도 일부 갤럭시A 시리즈에 미디어텍 칩을 썼다.
미디어텍의 1위 수성 여부는 미지수지만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디어텍은 프리미엄 ‘디멘시티’ 보급형 ‘헬리오’ AP를 두고 있다. 샤오미 등 주요 고객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를 비롯한 플래그십 비중을 늘리는 점은 미디어텍에 호재다. 화웨이의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미디어텍은 지난해 게임 기반 G 시리즈를 출시했다. 앞으로 퀄컴과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며 “미디어텍 칩을 생산하는 TSMC는 화웨이 공백을 미디어텍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음달 12일 자체 AP ‘엑시노스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상급 ‘엑시노스2100(가칭)’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달 출시될 ‘갤럭시S21’ 시리즈 일부에 탑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