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애플과 TSMC 간 밀월이 계속된다. 양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독점 계약을 맺고 있다. 생산라인 추가를 통해 동맹을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4분기에 애플 AP용 5나노미터(nm) 라인 생산능력(CAPA)을 확대한다. 웨이퍼 5000~6000장 수준이 증대될 예정이다.
TSMC는 지난 6월부터 5나노 라인에서 ‘A14’ 양산에 돌입했다. A14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12’ AP다. 아이폰12는 4개 모델로 구성된다. 이번 5나노 라인 확대는 A14 추가 물량 및 내년 제품 대응 차원이다.
지난 2015년부터 TSMC는 아이폰 AP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당시 올해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내년 공개될 아이폰13 AP ‘A15’도 TSMC가 독점 생산할 전망이다. 과거 삼성전자와 양분했지만, 패키징 기술격차 등으로 TSMC로 물량이 쏠리게 됐다.
TSMC는 최근 개최한 온라인 기술 심포지엄에서 차세대 공정 청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내년에 5나노플러스 버전을 추가한다. 기존 5나노보다 속도 5%, 전력효율 10% 향상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A15 역시 해당 라인에서 제조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4나노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이듬해인 2022년에 4나노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순차적으로 3나노, 2라인이 운영될 전망이다.
현재 TSMC는 2나노 공장 용지 취득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4년 관련 제품 양산이 목표다. 2나노부터는 차세대 기술인 ‘GAA(Gate-All-Around)’를 도입할 방침이다. 핀펫(FinFET) 공정으로는 미세화가 더 이상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였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TSMC의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 대비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24% 상승을 예상했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와 거래가 중단됐지만, 애플을 비롯해 퀄컴, AMD 등 주요 고객사의 주문이 이어지는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