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SK, 낸드도 ‘초격차’…내년 7세대 V낸드 vs 인텔 144단 확보

김도현
- D램 이어 낸드도 韓 메모리 2강 체제…업계, 中 128단에 부정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우리나라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지배력이 강화된다.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도 1위 삼성전자, 2위 SK하이닉스 체제를 구축했다. 양사는 차세대 메모리를 선도하는 가운데 낸드 적층 경쟁도 양강구도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반도체다. 데이터 방대화로 고용량 낸드는 필수가 됐다. 메모리 업계는 낸드 단수를 높여 용량을 늘리고 있다. 미세공정 도입으로 데이터 저장소(셀) 간 간격이 좁아지면서 전자가 누설되는 간접현상 등이 발생해 단층으로는 고용량을 감당할 수 없는 탓이다.

현재 양산되는 최대 단수는 128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양사는 이보다 높은 낸드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7세대 V낸드도 일정대로 개발 중”이라며 “2021년 본격 양산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160단 이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낸드에 ‘더블 스택’ 기술을 도입한다. 그동안 회로에 전류가 흐르는 구멍을 한 번에 뚫는 ‘싱글 스택’ 기술을 적용해왔다. 단수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는 이를 두 번에 나눠서 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7세대 V낸드에 더블 스택 기술을 처음 적용한다”면서 “싱글 스택에서 쌓았던 업계 선도의 셀 에칭 기술을 최대한 적용해서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76단 4차원(4D) 낸드를 개발하고 있다. 생산 시점은 미정이다. 대신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면서 공백을 메웠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10조3100억원에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공장 등을 품었다.

인텔은 ‘플로팅게이트’ 기술을 고수해왔다. 이는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하는 CTF(Charged Trap Flash)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방식은 다르지만 인텔은 144단 낸드를 개발했다.

최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플로팅게이트만의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와 제품군이 겹치지 않아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며 “인텔의 144단 낸드와 SK하이닉스의 176단 4D 낸드는 당분간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는 144단 제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세대 V낸드와 176단 4D 낸드를 순차적으로 개발하면 기술 장벽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그동안 낸드는 D램 대비 점유율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지난 4월 128단 3D 낸드 샘플을 스토리지 컨트롤러 공급 업체에 제출했다. 연내 128단 제품 상용화가 목표지만 업계에서는 현실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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