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희 사장, 단독 대표 및 CEO 유지
- 박정호 부회장, SK 관계사 협업 및 지배구조 개편 나설 듯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SK가 SK텔레콤 대표 박정호 사장<사진>을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SK하이닉스 대표 이석희 사장은 유임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유임이다. 박정호 부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최고경영자(CEO)와 대표이사는 이석희 사장이 그대로 수행한다.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와 다른 SK 관계사와 협업 및 지배구조 개편 등을 맡을 것으로 여겨진다.

3일 SK는 2021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은 자리를 지켰다. 대신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를 SK하이닉스 부회장에 임명했다.

SK하이닉스 사장단은 ▲최태원 회장 ▲박성욱 부회장 ▲이석희 사장 ▲김동섭 사장(대외협력총괄) ▲진교원 사장(개발제조총괄) 등 회장 1명 부회장 1명 사장 3명 체제에서 회장 1명 부회장 2명 사장 3명 체제로 재편했다. 일각에서 박정호 부회장이 이석희 사장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올 한해 치열하게 논의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각 사가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게 되는데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사장단 인사가 이뤄졌다”라며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가 주목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자타공인 인수합병(M&A) 전문가다. 업계는 박 부회장 SK하이닉스 임원 겸직은 SK하이닉스 직접 경영보다 SK 관계사와 조율 및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박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하기로 했다.

SK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반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것을 일컫는다. ESG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을 SK ICT 사업과 연계하는 작업을 담당한다. 또 ESG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정규 조직화 하는 등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부회장이 대표인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모회사다. 빅테크 기업으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SK는 SK텔레콤을 ICT 중간지주사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도 한 축이 된다. 다만 지난 9월30일 기준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07%다. SK텔레콤이 지주사가 되려면 9.93%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0만원을 넘었다. 7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