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터리 업계 '흔들흔들'…고객사 내재화·전기차 리콜, 악재 속출

김도현
- 포드·테슬라 등 배터리 자체 생산 목표…전기차 화재 원인 파악 중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배터리 업계가 암초를 맞이했다.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자체 생산 선언와 전기차 시정조치(리콜)사태가 겹친 탓이다. 국내 배터리 3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드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 셀 제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물러난 짐 해킷 전 CEO와 상반된 반응이다.

포드가 배터리 자립화를 공식화한 가운데 이같은 흐름은 완성차업체 전반에 퍼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독일 배터리 제조업체 ATW 인수했고 독일, 인도네시아 등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구축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 폭스바겐 GM 등도 배터리 자체 조달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보다 더 큰 악재는 연이은 전기차 리콜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7~2019년 생산한 GM ‘쉐보레 볼트EV’ 리콜을 명령했다. 대상은 6만8000여대다. 뒷좌석 의자 밑 배터리 팩 화재 위험에 따른 조치다. 해당 차량에는 LG화학이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난달 현대차는 LG화학 배터리가 적용된 ‘코나EV’ 7만7000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 국내외에서 13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현재 리콜이 진행되고 있다.

BMW와 포드도 삼성SDI의 배터리가 투입된 일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 ‘330e’ 등 2만6900대, ‘쿠가’ 등 2만500대가 대상이다.

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가 적용된 테슬라의 ‘모델S’ ‘모델X’ 등도 지난해 리콜 대상에 올랐다. 중국 CATL의 배터리를 활용한 광저우기차의 ‘아이온S’는 5월과 8월에 발생한 화재 사고로 원인 파악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화재가 지속 발생하고 있지만 배터리가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가 연소되면서 정확한 발화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탓이다.

배터리 업계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배터리 업계에 좋지 않은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전기차 화재 관련 리콜 사태는 명확한 원인 파악이 급선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점유율은 35.1%다.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국으로 도약했지만 업계 자체가 흔들리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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