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EV) 화재로 속앓이한 배터리 업계의 마음 고생이 길어지고 있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애플워치SE’에서 발열·발화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화재 발생 때 가장 먼저 의심을 사는 곳이 배터리 업계이기 때문이다. 의심만으로도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
22일 국내외 커뮤니티에 따르면 애플워치SE 화재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오른편 상단 화면이 그을리는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 공통된 반응이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맥루머스는 “당초 한국에서만 사고가 일어나 특정 제조라인이나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줄 알았지만 미국에서도 동일한 사례가 발생했다. 애플워치SE 제품 전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애플워치SE의 발화가 발생한 지점은 센서와 진동모터 등이 있는 곳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애플코리아에 애플워치SE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이를 통해 원인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최근 화재 이슈에 휘말리면서 혹시나 하는 우려는 있다”며 “정확한 사태 파악이 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 ‘코나EV’, 포드 ‘쿠가’ 등에서 불이 나면서 국내 배터리 시장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각각 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했다. 아직 명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배터리셀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해 ESS도 계속된 화재 사고로 관련 시장이 부진에 빠졌고 과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폭발도 배터리 문제로 결론이 났다. 배터리 업계는 고객사와 관계를 감안해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항상 발열 이슈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모든 배터리, 배터리가 탑재된 제품에 해당 사항”이라며 “업계에서 발열이 화재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 스마트시계는 그동안 ▲LG화학 ▲삼성SDI ▲중국 ATL ▲일본 무라타제작소 등이 배터리를 공급했다. 애플워치SE 화재 연관 배터리 공급사는 드러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