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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삼성 ‘비스포크’ 끌고 LG ‘오브제’ 밀고…생활가전 ‘뉴노멀’ 도래

윤상호
- 코로나19, 나만의 집 꾸미기 관심↑…생활가전 경쟁, '기능→SCM' 전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생활가전 구매 포인트가 변하고 있다. 기능은 기본. 생활공간과 어울리는 디자인이 각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쳤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 나만의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다. 생활가전은 소품 중 하나가 됐다.

13일 제조사 및 유통사에 따르면 ‘나만의 가전’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특히 색상 등에 대한 선택이 과감해졌다는 평가다. 흰색 또는 금속 재질 위주에서 다양한 색상 및 도안이 들어간 제품 판매가 성장했다. 작년 선보인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가 도화선이 됐다.

유통사 관계자는 “이전까지 인테리어 가전을 표방했던 제품은 많았지만 틈새시장을 차지하는데 그쳤다”라며 “비스포크 이후 일부 제품군은 시장 판도가 변할 정도로 인테리어 특히 가구와 어울리는 제품 구매가 확대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2019년 6월 비스포크 냉장고를 처음 선보였다. 전면 색상과 재질을 소비자가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냉장고 구성도 선택권을 제공했다. 김치플러스 셰프컬렉션 패밀리어브 등 냉장고 전 제품군으로 확대했다. 1도어에서 4도어,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등 150개가 넘는 조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개념을 ▲오븐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청소기 등으로 확장했다. 지난 6월 아예 가전 마케팅 슬로건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로 통합했다.

그동안 제조사가 소비자 개별 취향에 맞춘 제품 출시를 주저했던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제품 다양화는 부품 수급과 생산, 유통 공급망관리(SCM)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 악성 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전면 패널만 따로 생산하거나 소비자 취향 조사 정밀화로 이를 보완했다. 시장별 대응도 달리했다.

LG전자도 반격에 나섰다. 2018년 내놓은 ‘오브제’를 새단장했다. 지난 10월 ‘오브제 컬렉션’을 출시했다. 출발이 늦은만큼 물량 공세로 맞섰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정수기 ▲정수기 ▲워시타워 ▲의류관리기 등 11종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보다 선택권이 넓다. 미국 팬톤컬러연구소와 색상 선정을 협업했다. 이탈리아 아르파인더스트리알레 패닉스 소재 등을 사용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다. LG전자 생활가전 영업이익률은 10%대. 삼성전자뿐 아니라 세계 생활가전 업계에서도 독보적이다. 제품군 다양화에 따른 수익 악화를 감내할 여유가 있다. 또 LG전자는 국내 매출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에게 더 이상 국내 생활가전 시장을 내주면 안 된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한편 인테리어와 생활가전의 융합은 새로운 기준(뉴노멀)으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중소 생활가전 업체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는 TV프로그램에서도 알 수 있듯 집, 즉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높아지고 있었다. 코로나19는 이에 기름을 부었을 뿐”이라며 “향후 생활가전 경쟁은 SCM 경쟁력이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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