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성공하는 분위기다. 예상대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당분간 정상화는 힘들 전망이다.
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40’ 시리즈 공급 부족 위기에 직면했다. 부품 조달이 어려운 탓이다.
미국은 지난 9월15일부터 자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이용해 개발‧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납품할 수 없도록 했다.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를 전면 금지한 셈이다.
제재에 앞서 화웨이는 메모리반도체, 전력관리칩 등을 선제적으로 수급했다. 문제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그동안 화웨이 스마트폰 AP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 대만 TSMC가 생산하는 식으로 조달했다.
TSMC는 미국의 입김에 지난 5월부터 화웨이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기존 체결된 거래만 9월 중순까지 처리했다. 중저가 AP는 여러 회사가 생산할 수 있지만 최첨단 AP는 TSMC와 삼성전자 정도만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화웨이와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최고급 모델인 ‘메이트40’ 시리즈 AP의 수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이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퀄컴 등이 반도체 업계가 미국 정부에 화웨이 거래 승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아직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소니는 해당 승인을 받았다. 각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이미지센서를 공급한다. 이들 부품만으로는 스마트폰을 제작할 수 없다.
화웨이는 자체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첨단 공정이 필요한 AP 분야는 갈 길이 멀다. 자국 내 메이트40 시리즈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정상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애플은 화웨이의 선제 물량 확보로 인한 불통이 튀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에 탑재되는 전력관리칩, 카메라 관련 칩 등의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및 카메라 기능 확대로 이전보다 해당 부품들 수요가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2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한 만큼 공급 부족 이슈는 놀랄 일은 아니다”며 “공급 부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