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美, 인텔·AMD에 '화웨이 거래' 승인…삼성·SK도?

김도현
- 노트북용 CPU 한정…반도체 업계 ‘예의주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미·중 기술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변수가 생겼다. 미국이 ‘화웨이 제재’ 시행 이후 처음으로 수출거래를 승인했다. 일부 품목에 한정되지만 향후 제재 강도 및 방향성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인텔과 AMD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허가를 받았다.

지난 15일부터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이용해 개발·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납품할 수 없다.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을 인텔 등 자국 업체의 시장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조치로 보고 있다. 인텔은 서버 및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공급하는데 화웨이 비중이 절대적이다. 특히 서버용은 화웨이 몫이 40%다. AMD는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승인 품목은 노트북용 CPU에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추가 논의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면 금지에서 일부 허가로 전환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미국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 메모리 업체의 거래 승인이 아닌 탓이다. 서버, PC 등에서 CPU와 메모리는 세트로 묶이는 만큼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섣불리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 대선이라는 큰 변수가 있는 만큼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예의주시하면서 발 빠른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시스코를 ‘블랙리스트’에 포함했다. 시스코는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경쟁자다. 화웨이 제제 관련 보복 조치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일부 허용 결정을 내린 만큼 양국 간 갈등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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