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3분기가 밝다. 실적 풍향계로 여겨지는 미국 마이크론과 대만 난야가 선방한 덕분이다. 각각 메모리 시장 3위, 4위 기업이다.
12일(현지시각) 난야는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 기간 매출액 153억2400만대만달러(약 6157억원), 영업이익 39억6200만대만달러(약 1592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7.1% 감소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5.9% 전년동기대비 8.1% 줄었다.
난야는 출하량 전기대비 한 자릿수 초반 감소, 전년동기대비 한 자릿수 중반 증가했다고 밝혔다. 평균판매가격(ASP)은 전기대비 한 자릿수 초반 하락, 전년동기대비 한 자릿수 초반 상승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업계 분위기를 고려하면 선전이다. 상반기는 서버 고객사의 재고 축적으로 메모리 업황이 좋았다. 주요 업체들 모두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하반기는 정반대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일정 부분 끝낸 고객사가 하반기 메모리 구매를 줄이는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액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30일 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론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6~8월 매출액 60억5600만달러(약 6조9596억원) 영업이익 11억5700만달러(약 1조3296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54억3800만달러) 및 전년동기(48억7000만달러), 영업이익은 전기(8억8800만달러) 및 전년동기(7억4500만달러)를 상회했다.
문제는 4분기다. 업계에서는 3분기 상승세를 ‘화웨이 효과’로 보고 있다. 미국 제재를 앞둔 화웨이가 메모리 축적에 나선 덕분이라는 의견이다.
반도체 업계 큰손인 화웨이는 지난달 15일을 끝으로 메모리 공급망을 이탈했다. 난야와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의 승인이 없으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다. 이 때문에 4분기 ‘화웨이 쇼크’ 우려가 제기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부에 화웨이와의 거래 승인을 요청했지만 언제 통과될지 알 수 없다”며 “화웨이를 대체할 고객사를 찾는 데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9~11월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통상 난야와 마이크론은 메모리 1~2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실적을 발표해 풍향계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두 업체는 3분기 깜짝 실적이 예상되지만 4분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는 메모리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테지만 4분기는 장담할 수 없다”며 “화웨이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신규 고객사가 물량을 그대로 가져갈지 재편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한편 난야는 1세대 10나노급(1x) 공정 D램 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4분기에 가동할 계획이다. 2세대 10나노급(1y) D램은 오는 2022년 목표다.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3세대 10나노급(1z) 제품 생산을 시작했고 1y 및 1z 비중을 늘려가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