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가 가정으로?…얼음정수기, 사계절 가전 '인기'
- ‘홈카페족’ 증가 영향…얼음정수기 판매 시기 분산 효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 트렌드가 집안으로까지 확산하는 것일까.
코로나19로 인해 가전시장이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 얼음정수기 역시 인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에 판매량이 집중되던 예년과 달리 올해엔 계절 상관없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13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올해 얼음정수기는 계절에 상관없이 전년도와 대비해 판매량이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정수기를 구매할 때 냉·온·정·얼음 중 어떤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할지 선택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고르는 보편적인 옵션은 냉온정수기다. 다음 온수 기능을 제외한 냉정수기 판매량이 뒤를 이었는데 올해는 얼음정수기가 냉정수기보다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코웨이의 경우 작년엔 여름에만 일시적으로 얼음정수기가 냉정수기보다 조금 더 많이 팔린 반면 올해는 계절 상관없이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냉온정수기가 부동의 1위인건 변함없지만 그 다음 작년엔 냉정수기, 얼음 정수기 순으로 많이 팔린 반면 올해엔 냉정수기보다 얼음정수기가 더 많이 판매됐다.
코웨이 관계자는 “‘편리미엄’ 트렌드 때문에 이왕이면 냉정수기보다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냉온정수기를 구입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얼음정수기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청호나이스는 그 비중이 더욱 뚜렷하다. 올 상반기 청호나이스 전체 정수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했는데 이 중 얼음정수기만 집계하면 35% 증가했다. 올해 얼음정수기 판매량은 45%, 냉온정수기는 33%, 냉정수기는 20% 정도로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가장 높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통상 1~3월 날씨가 추울 땐 얼음정수기보다 냉온정수기가 수치가 높지만 올해엔 꾸준히 얼음정수기 비중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비단 신제품 효과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 얼음정수기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SK매직도 올해 1~9월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기간 대비 220% 증가했다고 전했다. 기존 제품만으로도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얼음정수기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집에서 음료를 만들어 먹는 ‘홈카페’ 트렌드가 퍼지면서 집에서 얼음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렌털업계에선 얼음정수기 참여업체가 늘면서 위생관리 및 대용량 얼음 추출하는 등 기술이 발달했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수기 시장은 위생을 강조하고 홈카페 열풍이 부는 등 코로나19와 긴밀한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여전히 얼음정수기는 여름에 판매 수량이 가장 많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판매 시기가 분산되는 현상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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