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원가절감 및 국내 협력사와 상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위탁제조(EMS) 비중을 높인다.
EMS는 부품 조립과 최종 점검을 완제품 업체 대신해주는 방식이다. 제품 설계, 부품 조달 등 사실상 전 과정을 담당하는 주문자위탁생산(ODM)보다 제한적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윙텍, 화친 등 ODM 업체에 맡기는 중저가 모델 물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8%에서 올해 10%로 늘렸다. 당초 15%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었지만 국내 협력사의 불만이 컸다. ODM은 위탁업체가 부품 공급까지 수행하기 때문에 현지 업체에 유리하다. EMS는 삼성전자가 자체 공급망을 활용해 국내 업체에 돌아가는 할당량이 유지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원가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중저가 모델 수요가 높아지면서 고민이 깊었던 상황”이라며 “국내 협력사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비용도 줄일 수 있는 해법으로 EMS를 낙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ODM을 확대하되 EMS를 통해 기존 공급망을 살리겠다는 의미다.
한솔테크닉스는 지난 2014년부터 EMS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의 스마트폰 조립을 대신하고 있다. 갤럭시A 시리즈 등이 주력이다. 현지에 월 40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CAPA)을 갖췄다.
드림텍은 베트남 2공장에서 올해부터 EMS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문인식모듈, 스마트폰 인쇄회로기판(PBA) 등을 납품하면서 완제품 조립까지 수행 중이다. 한솔테크닉스 대비 규모가 크지 않지만 꾸준히 확장할 방침이다.
다른 업계관계자는 “중국과 인도 분쟁,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이 삼성전자에 긍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 다양화, 물량 확대 등을 통해 물 들어올 때 노 저겠다는 계획이다. 중소중견 협력사에도 기쁜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2억6000만대에서 내년 3억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모델 비중을 70%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다. ODM과 EMS 업체에 할당되는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