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 CSOT가 심상치 않다. 전방위적 움직임으로 디스플레이 업계를 흔들고 있다. 삼성을 공략하고, 일본 업체와 손잡는 등 그야말로 광폭행보다. BOE와 함께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를 위협할 대상으로 떠올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SOT는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품을 예정이다. BOE 등이 관심을 접으면서 CSOT의 인수가 유력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LCD 생산을 전면 중단, 관련 라인을 전환 및 처분할 방침이다. 국내 LCD 라인은 퀀텀닷(QD)디스플레이 등으로 전환하고, 중국 쑤저우 공장은 매각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 지분은 삼성디스플레이(60%), 쑤저우공업원구(30%), CSOT (10%) 등이 보유하고 있다. CSOT는 일부 지분을 확보한 만큼, 인수 작업이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쑤저우 공장 매각이 지연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결국 CSOT가 인수하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아직 삼성이 공장을 가동 중이고, 쑤저우공업원구 입장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SOT는 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에도 6세대 OLED 라인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CSOT는 로체시스템즈, 비아트론, 디바이스이엔지 등과 연이어 수주계약을 맺고 있다.
이미 성과도 내고 있다. 터치스크린 패널(TSP)을 내부에 넣는 터치일체형 OLED 패널은 샤오미 등에 공급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와이옥타(Y-OCTA)’라 부르는 기술로, CSOT는 ‘다이렉트 온셀 터치(DOT)’라 명명한다. CSOT는 삼성전자 갤럭시 중저가 모델에도 OLED를 탑재하기 위해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 단계에서 한 차례 탈락했지만, 재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대형 OLED 시장도 공략한다. 최근 일본 JOLED에 200억엔(약 230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11%를 받기로 했다. JOLED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갖춘 업체다. 잉크젯 프린팅은 뿌리는 방식으로 유기물 재료를 입히는 기술이다. 증착 공정보다 가격, 효율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TV용 OLED 패널 생산을 준비한다.
CSOT가 적극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감돈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OLED는 중소형은 삼성, 대형은 LG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BOE와 CSOT의 추격 속도가 만만치 않다”면서 “품질은 어느 정도 올라왔고, 수율 문제만 해결하면 급격히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