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2분기, 디스플레이 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강자 삼성디스플레이는 울고, 중국 BOE는 웃었다. 대형 고객사 삼성전자와 화웨이 영향이다. 모바일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중국 내수 시장의 위력이 발휘됐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모바일용 구부리는(Flexible, 플렉시블) OLED 시장점유율 63.2%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81.9%)보다 약 20% 줄었다.
이번 부진은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가 부진한 탓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폐쇄,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화웨이에 선두를 내줬다. 이 기간 각각 5420만대, 5480만대를 출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상승세는 중국 내수시장 덕분이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중국 시장은 다른 지역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를 겪었지만, 자국 내 점유율을 47%로 끌어올리면서 첫 1위를 차지했다.
이는 BOE에 호재다. BOE는 2분기 시장점유율이 24.4%를 달성, 2위에 올랐다. 전기(8.5%) 대비 약 3배 늘었다. 화웨이가 상반기 공개한 ‘P40’ ‘아너30’ 시리즈 등이 선전한 결과다. 삼성디스플레이와 격차를 처음으로 40% 미만으로 좁혔다.
3위 LG디스플레이는 8.9%로 집계됐다. 1분기(8.5%) 대비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화웨이에 패널을 공급하지만, 물량이 많지는 않다. 비전옥스와 CSOT는 각각 1.9%, 1.5%를 기록하며 4~5위를 차지했다.
하반기는 분위기가 다를 전망이다. 국내 업체 반등이 기대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애플 ‘아이폰12’ 출시 효과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두 시리즈의 패널 대다수를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맥스 물량 2000만대 정도로 담당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4000만대로 늘어날 수도 있다.
반면 BOE는 아이폰12 초도물량 공급에 실패했고, 화웨이가 흔들리는 등 악재가 겹친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인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주요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반기 신모델 출시 시기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겪으면서, 패널 제조사의 성적표가 엇갈렸다”며 “3분기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모바일 OLED 강자다운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