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가 비행시간측정(ToF) 센서 개발에 한창이다. 일본 소니가 독점 중인 시장을 공략하는 차원이다. 애플이 ToF 모듈을 ‘아이폰12’ 시리즈에 탑재하기로 결정, 관련 분야의 성장이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연합 특허청(EUIPO)에 ‘아이소셀 비전’ 상표를 출원했다. 특정 제품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기재된 설명을 고려하면 ToF 센서로 추정된다.
ToF는 피사체에 보낸 광원이 반사돼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은 물론 안면인식 등 다양한 생체인증에도 활용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ToF 모듈을 ‘갤럭시노트10’ ‘갤럭시S20’ 시리즈 등에 투입한 바 있다. 해당 모듈은 렌즈, 이미지센서 등으로 구성되는데 센서는 소니가 맡았다. 삼성전자는 아직이다. 독일 인피니언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경쟁자가 없어 소니 제품 가격이 높다.
삼성전자는 높은 비용, 초점 이슈, 콘텐츠 부족으로 인한 활용성 저하 등으로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는 ToF 모듈을 제외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인 ‘갤럭시S21’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ToF 시장이 위축되는 듯했으나 변수가 생겼다. 애플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통해 라이다 스캐너로 불리는 ToF 기술을 검증했고 스마트폰 첫 적용을 앞뒀다. 애플은 AR 기반으로 게임, 영상 서비스 등에 해당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애플이 가세하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내년 하반기 모델부터 ToF 모듈을 재투입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시장이 활성화되고 콘텐츠가 마련될 시 활용도가 높아지는 덕분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ToF 모듈로 재미를 보면 삼성전자도 전략을 수정할 것”이라며 “잠정 제외인 만큼 언제든지 탑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자체 ToF 센서 개발을 진행했지만 진척이 더뎠다. 성장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개발 집중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허 출원도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화웨이, 오포 등도 ToF 모듈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점점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의미”라며 “삼성전자는 CMOS 이미지센서 개발에 성공하면서 소니와 경쟁 중이다. ToF 센서 분야에서도 충분히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은 LG이노텍 외 ToF 모듈 신규 공급사를 물색 중이다. 국내외 업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애플의 ToF 모듈 주문 물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