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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때와는 다르다…이통3사 5G 로밍 어떻게 가능했나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5G 품질, 커버리지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3사가 로밍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3사, ETRI, TTA 등은 최근 5G 로밍 전담반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약 6개월간의 기술방식, 로밍기간, 대가정산 등의 방법을 논의하고 최종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내년 기술준비, 망구축 및 시범사업 등을 거친 후 2022년부터는 사업자간 5G 로밍이 상용화 될 예정이다.

이번 농어촌 5G 로밍은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3사 CEO 대표간 간담회에서 불씨가 당겨졌다. 구현모 KT 대표가 로밍을 제안했고 곧바로 대표간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통사간 로밍 문제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신속하고 이해관계 없이 공감대가 이뤄진 적은 없다.

속전속결로 의견일치가 이뤄진 것은 과거처럼 주파수나 통신기술의 차이로 인한 네트워크 품질 차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막대한 5G 투자비 부담, 낮은 5G 품질평가 및 커버리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였다.

과거 이통사간 로밍은 쉽지 않았다. 논란의 연속이었다. 이슈의 중심에는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이 있었다. LG텔레콤은 경쟁사인 KTF나 SK텔레콤에 로밍을 요청했다.

투자여력, 공간의 제약 등을 이유로 산간, 해안, 시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로밍을 요청했다. 기지국을 이용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했지만 LG텔레콤 입장에서는 막대한 네트워크 투자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 전략이었다.

논란 끝에 KTF는 로밍을 받아들였지만 SK텔레콤은 그렇지 않았다. LG텔레콤 입장에서는 SK텔레콤이 보유한 황금주파수 800MHz가 필요했다. 투자비 절감과 통화품질 개선 마케팅 등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KTF는 할 수 있는데 LG텔레콤만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SK텔레콤은 LG텔레콤이 소위 돈되는 도시지역에만 투자하고 적자가 나는 외곽은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800MHz 로밍을 통해 LG텔레콤의 이동전화 품질이 SK텔레콤과 같다는 식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우려했다.

당시 KTF도 LG텔레콤의 800MHz 로밍을 반대했다. SK텔레콤의 800MHz 주파수 독점이 이어질 수 있고 LG텔레콤이 투자에 소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로밍과 관련해 정보통신부는 사업자간 자율협상에 맡겼다. 방송통신위원회로 바뀐 후에도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네트워크 투자 활성화와 공정경쟁 이었다.

이번에 추진되는 5G 로밍 역시 투자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농어촌 지역에서 이뤄진다. 로밍 요청은 아쉬운 곳에서 하기 마련이다. KT가 먼저 화두를 꺼냈지만 KT만 아쉬운 것은 아니었다. 투자부담을 줄이고 뭇매를 맞고 있는 5G 품질 개선 등 로밍의 필요성에 대해 이통3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투자측면에서 농어촌 지역은 후순위이다. 지역을 나눠 투자부담을 낮추고 트래픽이 많지 않은 만큼 로밍을 통해 네트워크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5G 로밍 합의는 그렇게 성사됐다.

남은 것은 로밍 지역 및 기간, 3사간 대가 정산 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같은 주파수에 동일한 기술방식을 사용하는 만큼 과거에 비해서는 논의기간은 절반 정도인 6개월이면 가능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어차피 농어촌 지역에도 투자를 해야 하는데 3사가 부담을 나눠 선 투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효율적인 망구축으로 농어촌 지역에서의 5G 이용 등 커버리지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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