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코로나19 여파에 휩싸였다. 2분기 모바일 수요 감소로 전기대비 부진했다. 동반 부진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주력인 카메라모듈 분야에서 성과가 엇갈렸다. 갤럭시와 아이폰의 대리전에서 애플이 판정승을 거뒀다.
삼성전기는 지난 2분기 한국채택국제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을 각각 1조8122억원과 960억원으로 집계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8.5% 전년동기대비 5.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1.7% 전년동기대비 41.4% 떨어졌다.
LG이노텍은 같은 기간 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5399억원과 429억원이라고 22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3.4% 하락, 전년동기대비 1.2%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68.9% 줄고, 전년동기대비 128.7% 늘었다.
두 회사의 1분기 최대 매출처는 카메라모듈이었다. 삼성전기 모듈솔루션 사업부와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각각 6048억원, 929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삼성전자, 애플 의존도가 높다. 양사는 고객사에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공급한다. 코로나19 영향은 같았지만, 삼성전기의 아픔이 더 컸다. LG이노텍은 ‘아이폰SE’ 선전으로 부진을 최소화했다.
하반기에 삼성전기는 반전을, LG이노텍은 상승 곡선을 기대한다. 삼성전기는 갤럭시노트20 등의 고사양 카메라모듈 공급 확대, 5세대(5G) 이동통신 안테나모듈 신규 공급 추진 등으로 2분기 부진을 만회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미드엔드 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 진입을 검토, 특정 제품 의존도 낮추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오는 9월 출시예정인 아이폰12를 믿는다.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도 일정 부분 매출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MLCC 사업은 선방했다.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 매출액은 8396억원으로 전기대비 2% 줄고, 전년동기대비 7% 늘었다. 필리핀 공장 락다운 영향으로 공급 차질을 빚었지만, 역설적으로 지난해 발생한 공급과잉 이슈는 일부 해소된 모양새다. MLCC는 응용처별 편차가 극명했다. PC, 서버, 게임기용 제품 공급이 증가한 반면 모바일, 전장용은 판매 감소했다.
MLCC는 삼성전자, 애플 등 고객사가 다양하다.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 출시하는 점은 호재다. 공장 가동률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공장은 지난달 말 기준 직원 출근율이 95% 수준까지 올라왔다. 중국 천진 신공장은 하반기 내 마무리 공사 및 설비 셋업 등을 진행, 가동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지난 분기에 힘을 보탠 전장부품사업부가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전기대비 18% 전년동기대비 18% 하락한 2329억원의 매출액에 그쳤다. 완성차업체의 생산 중단 및 판매 부진 탓이다. 3분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사의 또 다른 주요 사업인 기판 분야는 긍정적이다. 삼성전기 기판솔루션 사업부와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20%, 7% 상승했다. 삼성전기는 PC 중앙처리장치(CPU)용 기판 공급확대로 플립칩(FC) BGA(Ball Grid Array) 매출이 증가했다. 해외 고객사의 GDDR(Graphic Double Data Rate) 메모리용 기판도 잘 나갔다.
LG이노텍은 5G 관련 수혜가 있었다. 덕분에 통신용 반도체기판 등이 상승세다. 3분기 전망도 밝다. LG이노텍은 해당 제품 생산능력(CAPA, 캐파) 확대를 위해 1274억원을 투자, 구미사업장을 증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