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화학이 경북 구미 양극재 공장 건설을 앞두고 고심 중이다. 단독 투자와 중국 업체와의 합작을 저울질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재무 부담 등을 이유로 구미 양극재 공장 관련 조인트벤처(JV)를 검토하고 있다. 대상은 중국 배터리 양극재 소재업체다.
LG화학은 지난 7월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24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이 완공되면 연산 6만톤 생산능력(CAPA)을 갖춘다. 양극재는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한다.
LG화학은 “아직 정해진 사안은 없고 검토 중”이라며 “중국 기업 혹은 다른 국가 업체와 JV를 할 수도 있고, 자체적으로 공장을 설립할 수도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와의 합작 투자를 결정하면, LG화학과 중국 간 관계는 더욱 두터워진다. LG화학은 중국 난징시 신강경제개발구에 1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증설을 결정, 배터리 1공장과 소형 배터리 공장에 6000억원씩 투입하기로 했다.
난징시 빈강경제개발구에는 2공장을 마련했다. 중국 화유코발트와는 전구체·양극재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6월에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손잡았다. 각사가 50대50 지분으로 1034억원씩 출자하는 방식이다. 지리자동차는 중국 내 1위 브랜드다. 오는 2020년부터 판매량의 90%를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LG화학의 중국의존도가 높아지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만큼 협업 및 공략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배터리 제조기술 유출이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는 CATL, BYD 등이 배터리 제조사가 있다. 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회사로 성장했다. CATL은 LG화학, 파나소닉 등과 1위를 다투는 업체다. 다만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한 단계 기술로 평가받는 리튬인산철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필수다.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그랬던 것처럼 배터리 분야에서도 인력, 기술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대놓고 일본, 한국 출신 엔지니어를 뽑아가려는 움직임도 보인다”며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이를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분기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이 선두에 등극했다. 이 기간 5.5기가와트시(GWh)를 기록, 전년동기(2.5GWh)대비 117.1%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10.7%에서 27.1%로 급증했다. 파나소닉(25.7%)과 CATL(17.4%)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