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이노베이션 ‘신성장동력’ 배터리 사업에 사활을 건다.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CAPA, 캐파)을 늘려 대형 고객사의 수요 증가에 대응할 방침이다.
28일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7억2700만달러(약 8900억원) 출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 2공장 증설에 활용될 자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1공장을 짓고 있다. 조지아주는 제조업 메카로 급부상 중인 곳이다. 록히드마틴 등 미국 굴지의 기업을 비롯해 인도 타타그룹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있다. 특히 폭스바겐, BMW, 다임러, 볼보,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남동부에 위치해 이들과의 접근성이 높다.
1공장은 2021년 하반기 완공해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2년 초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완공 시 캐파는 연간 9.8기가와트시(GWh)다. 이는 국내 서산공장(연간 4.7GWh) 2배가 넘는 수준이다.
2공장은 오는 7월 착공, 2023년 본격 가동이 목표다. 캐파는 11.7GWh 규모다. 1~2공장을 합치면 21.5GWh에 달한다. 두 공장에 투입될 금액은 총 3조원이다. 1~2공장이 동시 운영되는 2023년에는 물류비용 절감, 현지 공장을 통한 미국 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안정적 배터리 공급 기반 확보 등으로 추가적인 수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사내 행사를 통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6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최대 50억달러 투자 프로젝트’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증설은 생산시설 확보의 2단계”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초 헝가리로 출장 인력을 급파하기도 했다. 헝가리 코마롬에 있는 배터리 1공장 개선 작업 및 2공장 증설 차원이다. 지난해 말 완공한 1공장은 수율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2공장은 오는 2022년 양산에 돌입한다. 중국 창저우에도 공장이 있다. 중국 내 증설도 예정된 상태다.
한국-미국-중국-헝가리 등 ‘4각 생산체계’를 갖춘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5년 캐파를 100GWh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이번 투자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전기차 산업의 벨류체인과 생태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2월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6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5.9%, 사용량 341.6메가와트시(MWh)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