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이 고효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했다. 고성능 서버, 사물인터넷(IoT) 등에 적용 가능하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ETRI, SK텔레콤 등이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AI 반도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 반도체의 AI 인프라 및 제품 적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NPU는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 대규모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AI 프로세서다. AI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됐다. NPU를 기반으로 만든 AI 반도체는 낮은 전력 소모,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 등이 특징이다. 미래 AI 산업 경쟁력을 가를 차세대 핵심기술로 꼽힌다.

과기정통부는 2016년부터 ETRI와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국가 연구개발사업을 진행,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번에 개발한 AI 반도체 활용 분야는 ▲서버용 초저전력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등이다.

◆서버용 초저전력 AI 반도체, 전력효율 10배↑
서버용 초저전력 제품은 AI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에 활용 가능한 반도체다. ETRI와 SK텔레콤이 개발에 참여했다. 이들은 전력 소모 및 제작 비용 등 실용성을 고려, 칩의 크기를 최소화하면서 높은 연산능력과 전력효율을 구현했다.

칩 크기는 동전(17mm x 23mm)과 유사하다. 이 면적에 1만6384개의 연산장치를 집적, 성능을 극대화했다. 각 연산장치 전원을 동작·차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 전력 소모는 최소화했다.

과기정통부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하면 AI 서비스의 전력효율이 10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부터 지능형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적용, 실제 환경에서 실증하고, 사업화할 예정이다.

◆모바일·IoT 시각지능 AI 반도체, 사람 수준으로 사물 인식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제품은 사람의 시각처럼 객체를 인식한다. 지능형 CCTV·드론 등에 적용 가능하다. ETRI와 전자부품연구원(KETI), 반도체 위탁생산(팹리스) 기업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낮은 전력으로 높은 정확도 및 고효율 설계를 갖춘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했다. 다양한 모바일·IoT 디바이스가 사람 수준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

칩 크기는 성인 손톱 크기의 절반 수준(5mm x 5mm)이다. 초당 30회의 물체 인식이 가능한 성능을 기존 반도체 대비 1/10 이하의 0.5와트(W) 전력으로 구현했다. 회로 면적은 최소화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영상 감시·정찰 분야 등의 분야에서 실증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

최기영 장관은 “민·관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발전 전략’을 수립, AI 반도체를 미래 혁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부터 2029년까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에 총 1조96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