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s 톡] 재택근무·원격수업 확산, 알서포트에게 정말 중요한 시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세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만약 기업에게도 세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마도 최근 알서포트 임직원들에겐 지금이 그 세 번의 찬스중 한 번이 찾아왔다고 느낄법 하다. 회사 설립이래 이번 만큼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실제로도 알서포트에겐 지금이 정말 중요한 시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들의 재택근무·원격수업 등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원격 소프트웨어(SW) 기업 알서포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원격SW 전문업체인 알서포트는 지난 1일 주가가 전일대비 19.77% 내린 48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30일에는 4670원, 그리고 31일에는 6070원으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뒤다.
알서포트는 PC 원격제어 솔루션 ‘리모트뷰’와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을 서비스하는 국산 SW 업체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꾸준히 관심받아왔다.
알서포트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월28일부터 자사 솔루션을 무상 제공하며 제품을 알렸다. 1월28일 이후부터 3월30일까지 알서포트 솔루션 무료신청 기업은 3500개에 달한다. 특히 이용률이 증가한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은 코로나19 전에 비해 사용량이 수십배 증가했다.
알서포트의 준수한 실적도 주가 상승의 바탕이 됐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알서포트는 2017년 흑자 전환 후 2018년 전년대비 매출액 7%, 영업이익 59.2% 상승, 2019년 전년대비 15.3%, 5.8% 상승했다.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84억원, 58억원, 88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30일 알서포트가 코로나19 사태로 비롯한 재택근무 등 비대면 라이프스타일 확산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경험하면서 재택근무 성장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무료 이벤트로 당장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겠지만 이벤트 종료 후에는 락인효과(Lockin Effect) 등으로 향후 실적 개선세에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월9일부터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며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알서포트는 초·중·고 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자사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을 기한 없이 무상 제공을 결정했다.
당초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 ‘줌’, 구글 ‘행아웃’ 등 외산 SW 사용을 장려하던 교육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협의해 국산 SW 사용에 무게를 둔 것도 알서포트에겐 기회다. 비 설치형 솔루션인 리모트미팅은 교육부 자체 망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차단됐으나 31일 교육청 보안 정책 점검을 통해 접근을 허용한 바 있다.
특히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되면서 원격 SW 도입율이 높아지는 것도 긍정적이다. 알서포트는 일본 원격제어 솔루션 시장 1위다. 일본은 재난에 대비한 업무 연속성 계획(BCP)으로 재택근무 시스템 도입에 익숙한 만큼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않았던 원격SW 업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나타나고 있고, 대형 IT기업들도 언텍트 솔루션 기반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서포트는 보다 선명하게 자신의 차별화된 강점을 어필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알서포트는 2019년 일본 시장에서 매출액 1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5.9% 증가한 수치다. 알서포트는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솔루션을 무상 제공 중이다. 현재 1000여개 일본 기업이 알서포트 솔루션을 무료로 신청했다.
최근 알서포트는 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146억원의 손실을 공시했다. 알서포트는 2018년부터 위너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닛케이 지수 연동 파생상품 ‘위너스 니케이 알파’를 이용해왔다. 올해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알서포트는 해당 상품으로 15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는 등 쏠쏠한 이득을 챙겨왔다.
하지만 지난 2월29일 닛케이225지수가 급락하며 투자일임한 엔화자산(보증금 등)에서 14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위너스운용이 보유하고 있던 옵션에 대한 손실 우려로 KB증권이 반대매매를 진행했는데, 이와 관련해 위너스운용과 KB증권은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2019년 알서포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알서포트의 자본총계는 619억원이다. 파생상품 손실로 발생한 손실은 자기자본금 대비 23.6%다. 그나마 회사의 본질적인 경쟁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금융투자 부문에서 발생한 리스크였다는 점이 위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재무구조가 탄탄한 만큼 당장 기업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며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업황이 좋은 만큼 이를 만회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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