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AP시스템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에 장비를 공급한다. BOE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낸다.
24일 AP시스템은 BOE와 OLED 제조장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1493억원으로, 최근 매출액 20.90%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동안 AP시스템은 BOE에 레이저어닐링(ELA) 장비를 공급해왔다. ELA는 OLED용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기판 만드는 데 핵심이다. LTPS는 픽셀 밝기를 조절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다. ELA가 전자이동도가 낮은 비정질실리콘(a-Si)에 엑시머레이저를 조사하면, LTPS로 바뀌는 방식으로 형성한다. LTPS는 a-Si보다 100배 이상 전자이동도가 빨라, 고화질 구현에 유리하다.
BOE가 ELA 장비를 구입하는 이유는 6세대(1500x1850mm) OLED 라인 증설 차원이다. 중국 충칭에 해당 목적으로 B12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번 계약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AP시스템은 BOE의 청두 B7, 몐양 B11 등에 ELA를 제공한 바 있다. 두 라인도 중소형 패널을 생산하는 곳이다. BOE는 올해 B12, B7, B11 등의 6세대 OLED 생산능력(CAPA, 캐파)를 월 6만장(60K) 규모 늘릴 예정이다.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도 무게중심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으로 물량 공세를 펼쳤고, LCD 시장을 장악했다. 다만 LCD 패널 가격이 급감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업체들은 OLED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BOE 외에도 티엔마, CSOT, 비전옥스 등도 중소형 OLE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이다.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100%,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0~90% 수준이다. 양사가 OLED 분야를 이끄는 만큼, 국내 협력사들도 OLED 장비 기술력이 높다. 중국 업체들이 국내 장비사들과 거래하는 이유다.
OLED TV 제조사가 늘고, 스마트폰 업체들의 OLED 채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향후 OLED 대세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규모, 기술력 등에서 국내 업체들이 앞서지만, LCD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점유율(매출 기준) 1위는 삼성디스플레이(85.3%)다. LG디스플레이(8.9%), BOE(2.1%), 비전옥스(1.6%), 에버디스플레이(1.2%), 티엔마(0.9%) 등이 뒤를 잇는다.